제헌절에도 미디어법 ‘치고받기’

제헌절에도 미디어법 ‘치고받기’

입력 2009-07-18 00:00
수정 2009-07-1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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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 기념식이 열린 1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 기념식 10분 전까지도 의원용 좌석들이 휑하니 비어 있었다. 주한외교사절 등 내외빈 400여명은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주최측’인 의원들은 5분 전에야 몰려들었다. 여당은 미디어법 처리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갖느라 뒤늦게 참석했고, 야당은 주로 지도부와 중진의원만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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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중앙홀에서 제헌절 기념식이 열리는 동안 국회 직원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밤 대부분 철수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낮 12시까지는 2명씩, 18일 오전 10시까지는 3명씩만 남아 농성하기로 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17일 국회 중앙홀에서 제헌절 기념식이 열리는 동안 국회 직원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밤 대부분 철수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낮 12시까지는 2명씩, 18일 오전 10시까지는 3명씩만 남아 농성하기로 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오전 10시 정각. “김형오 국회의장께서 입장하십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장중한 행진곡이 울렸다. 의원석에선 “대선 출정식이냐.”, “정치적 욕심을 다 보여준다.”는 냉소가 나왔다.

기념식 도중 즉석 협상이 시도됐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옆자리의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우리가 합의안을 만들자.”고 했지만, 정 대표는 “더 이상 타협은 없다”고 거절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염치가 없다.”며 불참했다. “헌법을 만든 날,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는 것은 헌법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했다.

본회의장 동반 농성은 사흘째 이어졌다. 여야 두 명씩이었다. 이들은 기념식 직후 역대 국회의장들이 전자의회시스템을 시연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본회의장 내 의원 휴게실로 자리를 옮겼다. ‘대(大)선배’들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역대 의장들은 “시설은 좋은데 왜 의사활동은 못하냐.”며 씁쓸해했다.

오후 중앙홀에서 열린 기념음악회에선 지휘자 금난새가 청중에게 “‘여당 브라보’, ‘야당 브라보’를 외치세요. ‘브라보’를 자꾸 외쳐야 덜 싸운답니다.”라며 국회 상황을 빗댔다. 여야 지도부는 제헌절에도 치고받았다. ‘헌법 정신’을 내세웠다. 여당은 ‘다수결 원칙’, 야당은 ‘소수 보호’를 외쳤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헌법상 다수결 원칙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법을 처리하기 위해 김 의장을 압박한 발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고흥길 위원장은 “본회의 원샷 처리”를 강조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이제 전체회의 소집요구는 없다.”며 문방위 토론 종료를 선언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헌법정신은 여야가 의회주의에 따라 지혜를 모아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라면서 “국회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남발 장소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문방위 회의실 문 앞을 지켰다. 한나라당의 ‘토론 종료 선언’에 상관없이 ‘합의 처리’를 요구하며 회의실을 계속 차단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 사수 인원을 3명씩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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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김지훈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2009-07-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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