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벌써 선거운동

지자체장 벌써 선거운동

입력 2009-06-19 00:00
수정 2009-06-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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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조직 만들고… 선심성 예산 쓰고… 비판여론 막고…

일부 현직 자치단체장들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제5대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전에 돌입한 듯한 행보를 보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 수 없는 한계 탓인지 애매한 성격의 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홍보전을 펼치는가 하면, 일부 자치단체장은 물밑에서 ‘속 보이는 칩거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을 비난하는 주민 집단과는 일전불사 의지를 보이는 자치단체장도 있다. 반면 일부에선 선의의 주민소환제도가 자치단체장을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호한 행보에 감춰진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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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18일 조선시대 독도지킴이 안용복 장군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킨다는 취지에서 정식 출범시킨 ‘안용복 재단’이 지역 민심의 도마에 올랐다. 김관용 도지사는 이날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김 도지사는 명예이사장을 맡았다. 그러나 재단에 관여한 21명 중 대다수 인사가 도정에 우호적인 자치단체 간부, 경북도 금고(庫) 관계자 등인 반면 정작 독도와 관련된 단체 관계자는 1명도 없다. 지방선거를 위한 특정인의 친위 조직이라는 의혹을 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경기 성남시가 최근 출범시킨 청소년육성재단도 선거 전위조직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재단은 이대엽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퇴직공무원이 사무국장으로 임명돼 시의회의 거센 반대를 받았으나 결국 공식출범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지난 8일 일도2동에서 주민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으나 끝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김 지사는 ‘치적 홍보는 안 되고 도민 여론수렴 행사는 가능하다.’는 선관위 유권 해석을 근거로 ‘제주특별법 제도 개선 4단계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도민과의 대화’라는 지역순회 행사를 갖고 있으나, 선관위 눈에는 불법으로 비친 것이다.

●주민소환 무서워도 물밑선 계속

반면 취임 직후부터 광역화장장 조성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은 2007년 말 주민소환 투표까지 겪은 뒤 최근에는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다. 다만 요즘 엉뚱하게도 ‘차 없는 거리행사’ 광고에 수천만원의 시 예산을 쏟아부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불법 노점상과의 전쟁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강현석 경기 고양시장은 경전철 노선에 발목이 잡혔다. 강 시장은 여러 개발사업으로 교통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2001년부터 대화~식사지구 11.9㎞ 구간에 경전철 조성을 추진하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자 계획을 슬며시 접고 ‘칩거’에 들어갔다. 류화선 경기 파주시장도 올해 초 발전소 건립문제로 주민소환이 거론된 이후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고 있다.

성남의 이 시장은 지난달 초 중원구 ‘은행2구역 주민대책위원회’ 최모 위원장을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각종 유인물을 통해 ‘불법 주민 뒷조사’ ‘날치기 행정’ 등의 표현으로 이 시장을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격이다. 조병돈 경기 이천시장도 이천시상인연합회가 자신을 비방하는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하세현 교수는 “일부 자치단체에서 모호한 재단 설립, 예산 및 행사권 등을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주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로 풀어가는 게 우선”이라며 “시민들의 입에 재갈부터 물리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윤상돈·대구 김상화·제주 황경근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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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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