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 ‘정권교체’ 따른 관가 표정

[이명박 시대] ‘정권교체’ 따른 관가 표정

입력 2007-12-21 00:00
수정 2007-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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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로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주요 정책이나 정부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둘러 당선자의 공약집을 구해 검토하거나, 조직개편이 자신들의 부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숙의하는 모습이다.

●교육인적자원·과학기술부

새 정부의 교육 공약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선거 전과는 달리 말을 상당히 아끼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게 대학 입시 자율화와 교육의 경쟁 체제 도입이다.

대입 전형 자율화와 자율형 사립고 대거 설립 등 공약이 실현되려면 현 제도의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대통령이 추진하는 일을 따라야겠지만 정확한 진단과 분석 없이 추진했다가는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기부는 이명박 당선자가 평소 ‘과학과 비즈니스의 결합’,‘제2의 과학부흥기 실현’을 강조해온 점을 들어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조직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각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당선자의 지론에 따라 산업자원부와 통합돼 ‘산업과학부’가 되거나, 교육부와 통합돼 ‘교육과학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를 낸다.

●환경·건설교통·보건복지부

환경부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에 대해선 더욱 입을 다물었다. 투표 전까지는 간부들이 사견임을 전제로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선거 이후는 한마디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건교부는 조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도 다른 부처를 흡수, 덩치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환경부와 통폐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각종 규제를 푼다는 당선자 공약에 기대를 건다. 건건이 발목을 잡힌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는 이 당선자가 줄곧 주장한 선순환 성장정책에 긴장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인수위 때부터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면서 힘을 실어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시장경제원리에 밀려 분배정책이 소외되고, 복지정책 패러다임도 바뀌지 않을까 걱정한다.

●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

재경부는 불어올 ‘후폭풍’에 대비중이다. 특히 법인세·유류세 인하와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완화 등 각종 세제정책의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세제실은 대선 이전부터 한나라당 공약집을 토대로 당선자의 정책 기조를 꼼꼼히 살폈다. 한 관계자는 “인수위를 중심으로 세제정책의 재검토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이 당선자의 공약과 관련, 법적 타당성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정부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기업 규제 완화’를 최우선적으로 앞세우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기업 감시’라는 공정위의 기조와 상충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농림부

행자부는 당선자가 서울시장 출신이어서 지방자치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판단, 지방행정을 총괄하는 행자부의 위상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관계자는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우선 한나라당 공약집을 구해 관련 공약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현 정부와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만큼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미 당선자는 공약을 통해 농림부를 ‘농업농촌식품부’로 확대, 식품산업 업무를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도 보강한 상태다.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식약청과의 ‘파워게임’에서 농림부가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기획예산처·국정홍보처

기획처는 차분한 모습이다. 정부 재정운용의 경우 중기재정운용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운영돼 당장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다만 이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20조원 세출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등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홍보처는 모든 대선 후보가 축소 혹은 폐지 대상 1순위로 꼽아온 만큼 긴장을 감출 수 없다. 특히 당선자가 평소 “홍보처는 필요없다. 정치적 목적은 절대 금물”이라고 주장해와 조직개편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시절 홍보처가 폐지됐을 때 다른 부처에서 시집살이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면서 “홍보처에는 별정직 공무원들이 많아 조직이 없어지면 앞날이 캄캄한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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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종합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7-12-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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