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여야 대권주자 전대통령들에 세배 경쟁

[생각나눔 NEWS] 여야 대권주자 전대통령들에 세배 경쟁

나길회 기자
입력 2007-01-04 00:00
수정 2007-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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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권주자들이 새해를 맞아 전직 대통령들의 자택을 잇달아 방문한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서민 곁으로 갈 생각은 않고 지역주의 같은 구태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3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신당동 자택을 찾아 세배했다. 앞서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3김(金)’에게 모두 새해 인사를 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 의원은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지난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갔다.

고건 전 총리도 동교동의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과 상도동을 방문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천정배 의원도 각각 동교동을 찾았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사자들은 ““국정 경험과 조언을 듣기 위한 인사차 방문”이라고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대권 출마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이 전 시장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아간 한나라당 ‘386 대표주자’ 원 의원이 표적이 되고 있다.

조현연(정치학) 성공회대 교수는 원 의원에 대해 “연희동을 찾은 것은 포용과 상생 이미지를 내세우려 한 것 같지만, 그래도 찾아갈 사람이 있고 찾아가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서 “새 정치인이 죽어가는 정치인 살리는 행보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이 전 시장이 동교동을 찾은 것은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의 취약지구 호남에 지지기반이 있기 때문인데, 구태정략과 결합된 것이란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호철(정치학) 서강대 교수는 이 전 시장과 관련해 “3김 정치가 의미하는 것은 지역주의이고 이는 퇴행적 정치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원 의원의 연희동 방문을 가리켜 “한나라당의 냉전보수 세력을 잡기 위한 행보이며,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전두환씨의 참여를 촉구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서도 “참신한 정치인이 구태정치를 반복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아직도 세배 가서 그쪽 지지를 등에 업으려는 걸 보면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면서 “얕은 수로 정치를 하려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여야 대권주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은 “대권주자라는 분들이 신년벽두 서민과 노동자 곁으로 가서 격려하고 위로할 생각은 않고 높은 분들 세배만 다니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이 전 시장이 동교동을 찾은 것은 국민통합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긍정 평가했다. 다만 그도 원 최고위원의 연희동 방문에 대해선 “원 의원이 상징하는 노선과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원 의원에 대해 ‘전두환이 당신에게 미래인가.’라는 비난 논평까지 냈으나, 원 의원 측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례적 세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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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석 나길회기자 surono@seoul.co.kr
2007-01-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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