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長考’

김근태 ‘長考’

구혜영 기자
입력 2006-06-03 00:00
수정 2006-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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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이목이 김근태(얼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에게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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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최고위원
김근태 최고위원


정동영 의장이 사퇴한 뒤 의장직 승계를 놓고 당사자인 김 최고위원은 장고에 들어갔다. 언론과 정치권과는 접촉을 피하고 있다. 사회원로와 민주화운동 시절 동지들의 의견을 듣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고민의 실체는 당 의장 승계 문제 그 자체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김 최고위원은 선거결과를 보고 “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날이다. 역사의 중죄인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선거 결과를 청와대와 여당,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으로 본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지도부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굳혔고 2일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 결심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물러난 뒤 개인 김근태로서 여당의 통합과 재편을 강조하는 담론을 끊임없이 쏟아낼 계획이었다. 지금은 구상이 꼬인 상태”라며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향후 정계개편을 구상하기 위해서라도 열린우리당 옷(의장)을 입고 있는 것보다 한 계파의 수장으로 남는 게 훨씬 선택의 폭이 넓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고민의 깊이와는 별개로 여당내 다수의 요구는 오로지 의장 승계로 모아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최고위원이 살아온 방식대로라면 (의장직이)꽃가마라면 안 타도 되지만 십자가라면 질 수밖에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으로서는 의장직이 맡기도, 맡지 않기도 어려운 계륵이다. 맡으면 당장 7월 재보궐선거의 책임을 져야 할 판이다. 만에 하나 참패하면 대권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지도부 구성논의의 큰 흐름도 계파간의 동상이몽 성격이 짙다. 결국 땜질용 의장이 될 공산이 크다. 맡지 않는다면 ‘소의를 위해 대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한편 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이 사퇴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4일 공식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 최고위원의 고민이 저절로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두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앞서 물러난 정동영 전 의장을 포함해 현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사퇴하게 된다. 이 경우 당헌·당규상 최고위원단은 자동해산되며 비상대책위 구성을 통한 임시지도체제가 당 운영을 맡게 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6-06-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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