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월 내각 산하에 ‘저작권처(처장 장철순)’를 새로 만든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북측은 또한 저작권 보호의 일환으로 남측에 저작권 대리인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남측의 출판·영상물, 음반 등 무단사용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북측은 최근 모든 작가들로부터 수표(서명)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이나 외국에서 북측 작가의 서명이 없는 출판물 등이 나올 경우 저작권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한완상) 관계자는 23일 “북한이 지난해 4월 저작권 보호 국제기구인 베른협약에 가입한 뒤 지난 6월 저작권처와 저작권 관리기구인 ‘저작권사무국’을 만드는 등 영상·출판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 정책 집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과 남측 등의 무단사용에 대한 사용료 청구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른협약은 회원국들간에 사용료 청구 등을 통해 가입 이전의 저작권에 대해서도 보호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는 “일단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과 홍 선생의 손자인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가 북측 저작권 계약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측 출판물 등에 대한 남측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 진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SBS 드라마 ‘임꺽정’과 관련한 협상은 아직 진척이 없다.SBS측은 “그동안 북측 대리인이라며 원작 사용료를 달라고 한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북측의 위임장을 가져오면 공식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일단 일축하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이미 노래방 등에서 빈번하게 불리어지고 있는 북한가요 ‘휘파람’,‘반갑습니다’,‘심장에 남는 사람’ 등에 대한 곡사용료 문제는 기존의 사용에 대해서는 양해하고 향후 곡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북측은 일본에서는 조총련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북측 영상물에 대한 사용료로 1분당 500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TV와 후지TV 등 일부 언론사에서는 “저작권법상 인정되는 보도 목적의 인용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소정의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다른 언론사에서는 “자국법에 의해 대북 송금이 규제되고 있다.”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4-12-2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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