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국감 의욕만 앞섰다

정책국감 의욕만 앞섰다

입력 2004-10-23 00:00
수정 2004-10-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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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2일을 끝으로 3주간의 일정을 사실상 모두 마감했다. 이번 국감의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게 국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역대 최다인 초선 의원들이 엄청난 의욕으로 임했지만 정쟁과 경험 부족에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 등 무성의가 겹쳐 이렇다 할 ‘월척’을 낚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피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수준의 국감이라면 10번이라도 받겠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심지어는 여당 보좌관들조차 “행정부의 정책적 실책을 완벽하게 꼬집어 낸 것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재선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국방부 국감에서 ‘16일 만에 서울 함락’ 시나리오를 폭로한 정도가 눈에 띄지만, 이것마저 국가기밀 누설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파행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말았다. 이후 국감은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정책국감의 취지는 퇴색하고 말았다.

이후 종반에는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안을 발표하면서 더욱 국감의 김을 뺐다. 여기에 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종반 국감은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초선 의원들이 기대를 저버리고 파행에 앞장서는 구태를 답습해 실망을 주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속기록을 삭제하라.”고 고함치는가 하면, 답변 시간도 주지 않고 피감기관을 몰아세우는 데만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교육위, 통일외교통상위 등의 국감장에서도 여야 초선 의원들이 선배 의원들의 정쟁 기도를 저지하기는커녕 동조하거나 파행의 주역으로 활동해 실망을 안겨줬다. 특히 국방위의 국방조달본부에 대한 국감은 무려 12시간이나 파행되는 구태의 극치를 보여 줬는데, 이때 초선 의원들은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자기 편 피감기관을 감싸는 구태는 이번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되풀이돼 국감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행정부처에 대한 국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잊고 야당 의원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만 몰두했고, 한나라당이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국감에서는 반대로 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방어막’을 자임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책자 형태의 정책자료집을 내고, 국감장에서 직접 실험을 선보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 태도와 관련,‘정책 국감’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도 있다.

이종수 문소영 김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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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s@seoul.co.kr
2004-10-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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