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필요한 미제사건

진상규명 필요한 미제사건

입력 2004-08-17 00:00
수정 2004-08-1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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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의중에 담긴 진상규명 대상 과거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상규명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여권은 17대 국회에 제출할 법안으로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법 등을 비롯해 ‘미제(未濟) 사건’으로 남은 채 논란에 휩싸여 있는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신체제에서의 각종 의혹사건들이 중점 조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4년 선고 20시간만에 8명의 사형을 집행했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남민전 등 조직 사건 및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이른바 ‘동백림 간첩사건’ 등의 조작 과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종길 박사와 장준하 선생의 죽음의 경우 의문사위가 조작 사실을 밝히며 최소한의 실체에 접근하긴 했지만 은폐·조작 과정과 책임 관련자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궁에 휩싸여 있어 추가 조사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 핵심 의원은 “상황에 따라서는 정수장학회 외에 육영재단과 영남대 설립과정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계된 사건들에 대한 조사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움직임에 맞춰 과거사 진상조사와 관련된 시민단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일부 단체들은 과거사 청산을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이미 2차례 회동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모임을 갖기로 했다.다음달 3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국회에 계류된 13개 관련 법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회에 과거사진상규명 특위를 설치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정득 사무국장도 “국회 및 국정원의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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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4-08-1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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