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지구당 부활·후원금 확대” 검토

우리당 “지구당 부활·후원금 확대” 검토

입력 2004-07-19 00:00
수정 200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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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위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구상 가운데는 후원금 한도를 대폭 늘리고,과도한 정치비용을 이유로 폐지했던 지구당을 편법으로 부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여권 스스로 ‘헌정사 최대의 개혁입법’이라고 자찬한 정치관계법을 17대 총선이 끝난 지 불과 석달 만에 손보겠다는 것은 정치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된다.한나라당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선거 때마다 새로 힘을 얻은 정파가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반개혁적이고 정략적이며 반의회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등 야당 반발도 거세다.

여야의원 299명에 곧 설문조사 방침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시한이 연말인 만큼 올 정기국회 개정을 목표로 정치개혁 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위위원인 유인태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로 전환하고,연간 1억 5000만원인 후원금 한도를 2∼3배 증액하는 내용의 개정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또 3명 이상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정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중앙선관위에 의견제시를 요청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에 내정된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조만간 여야의원 29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비현실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정치관계법 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천 원내대표는 후원금 확대와 관련해 “10만명의 국민이 특정 정치인에게 1만원씩 내겠다고 하면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예로 든 것이지만 국회의원 1명이 연간 10억원도 모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그는 “모든 입출금 내역을 선관위에 신고하고 연간 120만원을 넘는 정치자금 제공자는 실명을 공개하는 등의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투명성이 확보된 만큼 모금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는 주장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구당 폐지에 대해서도 지역구별로 ‘지역위원회’를 설치해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등의 지역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천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조직으로서의 지구당은 폐지해야 하지만,지역위원회를 둬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형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명성 경쟁으로 날림공사?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구상 가운데 후원금 확대와 지역위원회 설치는 자칫 고비용 정치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정치관계법 개정 때도 지구당 폐지는 정치권 안팎에서 적잖은 논란을 빚었다.소선거구제에서의 지구당은 민의수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많았다.그럼에도 당시 여야가 지구당 폐지에 합의했던 것은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로 불리면서 고비용 정치의 온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기 때문이다.여야가 표심을 의식,개혁 선명성 경쟁에 앞다투면서 폐지에 따른 부작용에 눈을 감았던 것이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뒤 여야를 떠나 상당수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와 민의 수렴의 어려움을 들어 지구당 부활을 주장해 왔다.새로 국회에 입성한 민주노동당은 진성당원제를 발판으로 지구당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역위원회를 통해 민의수렴 창구로 활용하면서 이같은 ‘비현실’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나 ‘조령모개(朝令暮改)’라는 비난을 피하면서 사실상 지구당을 부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특히 후원금 한도 확대와 맞물릴 경우 자칫 과거처럼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시민단체를 포함한 정치권 안팎의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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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김상연기자 jade@seoul.co.kr˝
2004-07-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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