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사상 가장 촘촘한 그물망이었다는 개정 선거법으로 치러진 17대 총선,돈은 상당 부분 묶였고 그물에 걸린 정치인들은 당선됐어도 좌불안석이다.그런데 돈을 묶다 보니 입과 발도 함께 묶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여야의 줄다리기로 선거구 조정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작업이 총선에 임박해서야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鄭의장 여유로운 휴일
일요일인 18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서울 도곡동 양재성당을 찾아 신도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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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의장 여유로운 휴일
일요일인 18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서울 도곡동 양재성당을 찾아 신도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
이에 따라 17대 국회는 이번 총선의 제도적 보완사항을 면밀히 검토,선거법 개정을 첫 입법과제로 삼아 개원과 동시에 입법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풀어야 할 선거법 보완의 숙제,무엇이 있을까.
먼저 선거법이 지향해야 할 두 가지 가치,즉 규제주의와 자유주의 가운데 전자만 너무 강조됐다는 점이다.심하게 말하면 선거관리위원회의 단속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행정 편의주의적인 선거법 조항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기된,가장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정으로는 ▲거리에서 일체의 유인물을 제공할 수 없고 ▲그나마 명함도 후보자 본인만 돌릴 수 있는 점 등이다.선거벽보가 나붙고 선관위 공보물이 발송되기 전에는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거리에서 육성으로 외치거나 미디어를 통한 길밖에 없다.▲자원봉사자들이 간단한 간식도 제공받지 못하는 등 감시를 받는 것도 자발적 선거참여 분위기와는 맞지 않다.
배재대 김욱 교수는 “후보자가 유권자를 ‘대면해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깨끗한 선거에만 초점을 맞춘 선거법 개정이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개정 선거법 자체의 문제보다는 선거법 통과가 너무 늦어서 빚어진 측면도 있다.인하대 김용호 교수는 “예비 후보들이 선거일 120일 전에 등록만 하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이번에 고쳐졌는데 제대로 활용이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인구비 3대1을 맞추느라 무더기 통폐합된 농촌 지역 선거구는 그 대지의 광활함과 고령자들의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이들 ‘넷맹’들은 정당·합동 연설회마저 폐지돼 어디서도 선거 분위기를 접할 수 없다.
이는 지난 선거법 개정 때에도 지적된 문제였으나 돈 선거 척결이라는 지상과제에 밀려 제대로 보완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기왕 폐지된 것을 다시 부활하자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보완책으로 제시된 ‘TV토론’의 내실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지역별 방송토론이 유력 후보들의 불참으로 잇따라 무산됐는데도 제재 수단은 없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후보들이 토론에 무조건 나오게 하는 의무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중앙당 차원에서도 선대위원장끼리 TV토론을 2,3차례 갖는 것이 좋겠다.”고 제언했다.
선거비용 공개 역시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후보들이 약속만 해 놓고 잘 지키지 않아 개선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 같은 제도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실효성이 없어 유야무야됐는데 차제에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자율적 유도가 낫다는 것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2004-04-19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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