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한국의 선택] 총선결과 들여다보니

[4·15 한국의 선택] 총선결과 들여다보니

입력 2004-04-16 00:00
수정 200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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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기간 열린우리당-한나라당의 엎치락뒤치락은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간의 대리전이나 다름 없었다.

당선자에 태극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 밤 여의도 당사 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 사진 위에 태극기를 붙이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
당선자에 태극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 밤 여의도 당사 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 사진 위에 태극기를 붙이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


정 의장은 ‘탄핵 바람’을 부채질하며 초반 열린우리당의 선전을 주도했으나,막판 말실수로 위기를 자초했다.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박근혜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다.그러나 박 대표는 막판 3일 뒷심 부족으로 추격세를 떠받치지 못해 1당 씨름에서 밀린다.“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한계”라는 게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의 분석이지만,여기에는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직을 내던진 정 의장의 마지막 승부수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평이다.

선거는 누군가가 이긴 만큼 상대방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지만,정치인 개인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윈-윈’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박근혜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국민들에게 대권 도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당내에서는 확실한 지분을 챙김으로써 ‘포스트 이회창’의 자리를 굳혔다.특히 개헌저지선 확보라는 목표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롱런’을 보장받았다는 데 당내 이의가 없다.

그는 당 대표 취임 후 ‘신보수’를 슬로건으로 당 개혁을 주창해 왔다는 점에서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선거전에서 남북공동 발전 및 방북 용의 등 유연한 대북정책 공약을 선보였고,포지티브 선거를 주도함으로써 의회 운용에도 변화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한나라당이 영남권 석권 외에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선 사실상 패배함으로써 더욱 굳어지게 된 ‘영남당’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정동영 의장은 선거 결과로서 자신의 ‘실족’을 만회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스스로 “총선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총선에서 승리한 마당에 당내에서 그의 거취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 의장이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탄핵철회를 위한 정치적 해법 모색을 제의한 것은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를 예상하는 단초로 여겨진다.원내1당이자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정국 장악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자연스럽게 당내 장악력을 제고하는 첩경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다만 그가 ‘원외 당 대표’라는 점에서 행동 반경에는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늦어도 올해 말 실시될 재보선에 출마,원내에 입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일부에선 통일부총리 기용 등 입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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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4-04-1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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