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셔 월급은 거기서 거기”… 어쩔 수 없이 ‘마트 옆 8평’으로 이사

“캐셔 월급은 거기서 거기”… 어쩔 수 없이 ‘마트 옆 8평’으로 이사

이태권 기자
입력 2021-06-09 20:20
수정 2021-06-1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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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 된 통근-집과 바꾼 삶] 블루칼라 ‘서글픈 직주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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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서울 관악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해 온 이모(52·여)씨는 동작구에서 통근한다. 도보 20분거리다. 2016년 1월 1억원을 대출받아 마트 근처에 있는 전용면적 27㎡(8평)짜리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했다. 이씨는 “어느 마트를 가나 임금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거리 기준으로 직장을 구한다”고 말했다.

마트는 국내 저임금 노동 직군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연구원이 마트 노동자 7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월평균 임금은 약 185만 4000원이었다. 2020년 최저임금 179만 5310원을 조금 웃돈 수준이다.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통근비도 부담

이씨처럼 서울에 거주하는 서비스직과 단순노무직 등 이른바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사무직보다 통근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지난해 서울시 도시정책지표조사에서 블루칼라 직군의 평균 출근시간은 33분이었던 반면 관리직이나 사무직은 각각 41.5분과 37.9분이었다.

이들의 짧은 통근 뒤에는 불안정한 주거환경과 고용여건이 숨어 있다. ‘통근시간이 짧으면 삶의 질이 좋을 것’이라는 통념은 블루칼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통근 비용조차도 부담”이라며 “구직 범위를 넓혀도 임금 수준은 비슷하니 어쩔 수 없이 저렴한 주거지역에서 거주하며 근처 직장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블루칼라의 통근시간마저도 길어지는 양상이다. 2017년 출근시간이 30분 미만인 블루칼라의 비율은 50.3%에서 지난해 40.3%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30분~1시간 미만과 1시간~1시간 30분 미만 통근자는 각각 39.2%에서 45.0%, 8.7%에서 12.8%로 크게 늘었다.

●“집값 폭등으로 저임금 노동자들 떠밀려나”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기간 폭등한 서울 집값의 영향은 저임금 노동계층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높아진 주거 비용, 외곽으로 밀려난 데 따른 통근 부담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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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2021-06-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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