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한국인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의 코리안 타운 ② 그래도 희망은 있다

(21) 한국인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의 코리안 타운 ②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2007-08-06 00:00
수정 2007-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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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조짐이 없던 코리안 빌리지에서 희망을 발견하기까지 무려 5개월이 걸렸다.

며칠 전에 코리안 빌리지에 사는 두 젊은이한테 메일이 왔다. 한 친구는 한국 전쟁에 아버지와 삼촌이 참전했었다는 헤녹(Henok)이고, 또 한 친구는 현재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참전용사 가족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파실(Fasil)이었다. 파실의 아버지도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

메일은 현재 한국전쟁참전용사협의회(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가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자기들과 같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단체를 하나 새로 꾸려 좀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뜻을 같이하는 젊은 사람들이 모였고,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기회가 되면 도움을 주고 싶지만 지금은 내가 어떤 도움을 그들에게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늘 누가 도와주기만을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안에서 변화하려는 시도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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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그리고 코리안 빌리지의 Hibret Firre 초등학교로부터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엽서 약 250장이 도착했다. 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된 윤지영 교사의 도움 덕분이다. 코리안 빌리지는 전쟁이 없었다면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그려내는 전쟁과 평화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부탁을 해둔 터였다. 그러나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학생들과 이런 수업이 가능할까 윤교사가 불안해해서 아예 포기하고 있었다. 작은 소포 꾸러미 안에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그린 엽서 약 500여장 중 메시지가 살아있는 것만 추려낸 게 그 절반 정도로 이번에 다 보낸다”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교사의 설명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이 제한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전 세계 아이들이 그려내는 ‘평화’의 이미지는 어쩌면 다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 나가사키의 원폭자료전시관에 있는 아이들의 평화 메시지와 엽서 속의 평화 메시지는 많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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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Hibret Firre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가족 중에는 한국전쟁 혹은 콩고내전에 참가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전쟁에 대해서, 그리고 평화에 대해서 아이들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그림을 통해서라도 들여다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작업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종이도 변변히 없고, 색깔을 낼 수 있는 필기구도 제대로 없을 게 분명하니 말이다. 사진으로 공감하겠지만 미술 교육을 거의 못 받아서인지 고학년임에도 이들의 그림 실력은 우리나라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에도 못 미친다.

예전에 한 NGO 단체에서 편지 번역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아이들이 후원자에게 보내는 감사편지들을 번역하는 일이었는데 그때 감사함을 표현하는 의미로 그림을 그려 보내는 어린이들이 있었다. 손바닥에 흙물을 찍어 종이에 그대로 누르거나, 축구공을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으로 축구공을 그리는 식이다. 그러나 축구공을 그린다고 그렸는데 제대로 공을 표현하지 못한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코리안 빌리지 아이들의 그림 또한 많이 어설퍼 보였지만 그들의 평화메시지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의 평화 메시지도, 뜬금없이 날아 온 파실과 헤녹의 메일도 내겐 희망이다. 에티오피아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이 늦깎이 학생에겐 아주 좋은 예감이다.

평화 메시지가 담긴 엽서들은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건립중인 강원도 화천군에 전부를 다 기증했다. 감동은 공유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화천군에서는 세계평화의 종공원 안에 들어설 기념관에 이 엽서들을 전시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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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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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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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Hibret Firre 초등학교에서 보내온 평화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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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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