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없앤다는데 ‘자사고 존치’·‘학력진단 강화’…사교육 잡을 수 있나[에듀톡]

킬러 문항 없앤다는데 ‘자사고 존치’·‘학력진단 강화’…사교육 잡을 수 있나[에듀톡]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6-24 09:00
수정 2023-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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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이달 1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기로 한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등을 존치하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학교 형태를 유지해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또 현재까진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모두 참여하도록 적극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학력 진단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지만, 교육계에선 사교육을 오히려 자극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교육부는 자사고 등을 존치하고, 기존 외고와 국제고는 희망한다면 국제외국어고로 전환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의 모집 정원 20%를 학교 소재 지역 출신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하도록 규제를 강화합니다.

하지만 고교 유형의 다양화는 사교육비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지난해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은 월평균 사교육비로 41만 5000원을 썼지만,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은 69만 6000원, 외고·국제고를 지망하는 중학생은 64만 2000원을 썼습니다. 자사고 진학 희망자는 사교육 참여율(85.7%)이 일반고 희망자(76.6%)보다 높습니다.

수능의 킬러 문항을 없애는 이유로 사교육 수요 축소를 내세운 것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킬러 문항 배제로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하지만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살리면 정책 간 충돌이 발생한다. 원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초3·중1 학생 대상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가 사실상 전수 평가가 될 거란 우려가 큽니다. 교육부가 적극 권고에 나선데다 부산 등 지역교육감은 지난해 모든 학생에게 응시를 요구한 적도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기초학력 진단 결과를 공개하는 조례안이 통과됐지만, 대법원은 서울시교육청이 낸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교육부 발표 이후 일선 교육청에서는 반발도 나왔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자사고 존치는 2025년 고교학점에 도입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돼 학교별 내신 유불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자사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확대하고 평가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학교 간 서열화, 낙인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해당 학교의 학년별·교과별·영역별 성취율, 전체 학생 평균 성취율 대비 특정 학생의 성취율 등의 정보가 제공될 경우 과거 일제고사 전면 시행으로 유발됐던 갖가지 부작용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부는 “시험 실시 여부는 시도교육감이 판단하게 되고 결과 공개는 학생의 성취 수준에 대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학교 유형 다양화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며 오히려 이런 주장이 학부모를 불안하게 한다”는 입장문을 내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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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특정 시도의 초3과 중1 전체 학생이 하나의 시험을 보게 하고, 추가로 평가 결과까지 공개된다면 경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 “사교육비 경감과 배치되고 부작용이 생길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수능 킬러 문항 배제에 이어 자사고, 외고, 국제고 존치까지. 연일 쏟아지는 교육 정책에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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