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020 저임금 일자리 전쟁] 커피전문점 서류전형 눈물… 건당 2000원에 ‘위험한 배달’

[기획] [1020 저임금 일자리 전쟁] 커피전문점 서류전형 눈물… 건당 2000원에 ‘위험한 배달’

입력 2015-03-10 23:54
수정 2015-03-1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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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알바’ 절망의 20대

‘대기업 정규직’. 지금의 20대에게는 멀어져 버린 단어다.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쌓으려면 인턴 등 저임금 노동을 감내해야 하고, 학자금 대출 때문에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을 진다. 이렇게 경쟁을 뚫어도 대기업은 고사하고 중견·중소기업 취업도 어렵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청년 실업률은 9.2%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저임금 아르바이트 경쟁까지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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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미루고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고모(26·여)씨는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커피전문점 13곳 가운데 어디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수입이 없는 고씨는 1800여만원의 학자금 대출 원금은 고사하고 매달 6만원 정도의 이자도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겨우 내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에 고씨처럼 졸업을 미루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나 학비를 버는 학생이 늘고 있지만 커피전문점 등 조건이 좋고 인기가 많은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대학생 이승희(24·여)씨는 “커피전문점 10여곳에 지원서를 냈지만 연락은 단 한 곳에서만 왔다”며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시급이 높고 근무 조건이 좋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간한 ‘서울지역 아르바이트 노동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의 평균 시급은 5485원으로 편의점(5397원)보다 100원 가까이 많다. 버는 돈은 큰 차이가 없지만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 비해 밤늦게까지 일하지 않아도 되고, 점심시간과 휴게시간도 비교적 잘 지켜지는 편이다. 이씨는 “단순 노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배울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좀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고급 아르바이트에 속하는 과외나 학원 교사 자리는 워낙 많은 학생이 몰리다 보니 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 신촌의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 준비생 이모(28·여)씨는 1주일에 2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30만원을 받는다. 시급으로 따지면 3만원이 넘는 돈이다. 커피전문점의 평균 시급인 5485원의 6배에 가깝다. 그러나 이씨와 같은 대학을 졸업한 김모(27)씨는 “아는 사람의 소개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리 명문대라 해도 쉽게 과외 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편의점처럼 선호도가 낮은 곳은 일자리 구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임금수준이 낮아 상당수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서다 보니 순환이 빠른 편이다. 그만큼 업무는 고되고,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다. 서울시 실태 조사에서도 편의점의 시급은 5397원으로 비교 대상 40개 가운데 가장 낮았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취업 준비생 이모(27)씨는 평일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편의점 일을 한다. 이씨의 한 달 평균 수입은 25만원 안팎이다. 과외 아르바이트의 수업 준비 시간을 수업 시간의 2배로 쳐서 시급을 계산해도 곱절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등록금 대출 이자로 7만원을 갚고 나면 남은 15만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한다. 이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져 적은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급한 대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용돈 벌이로만 활용됐던 저임금 아르바이트가 이제는 정규직 고용 시장에서 내몰린 청년 실업자에게 본업이 돼 가는 형태”라며 “아르바이트도 비정규직 노동 중 하나로 분류해 이에 맞는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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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5-03-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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