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관련법 난립… 혼란 부추겨”

“노숙인 관련법 난립… 혼란 부추겨”

입력 2009-12-24 12:00
수정 2009-12-2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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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노숙인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노숙인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숙인, 부랑인, 홈리스 등 각종 개념들이 연구 없이 도입된 데다 관련법이 난립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길거리 생활자와 노숙인 시설 입소자를 노숙인으로 분류하고 부랑인은 부랑인시설 입소자로 한정하고 있다. 특히 18세 이하 청소년은 길거리에서 생활하더라도 노숙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부랑인에 대한 지원은 국가사무로 분류돼 정부가 맡는 반면 노숙인은 2005년부터 지방사무로 분류돼 정부지원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각 구청이 운영하던 노숙인 시설을 폐쇄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설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다.

서울시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시 복지국 관계자는 “워낙 많은 법안이 존재하고 자격요건이 제각각이다 보니 지원근거가 부족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는 정부에 노숙인 정책의 정부 주체 환원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김선미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원은 “예산은 증가하고 지원사업 종류는 늘어났는데 노숙인 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지원사업이 체계적이지 않고 파편화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는 “노숙인 쉼터는 일시 보호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주택수급을 기본으로 하는 홈리스의 개념에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면서 “같은 시행규칙 내에 존재하는 노숙인과 부랑인에 별도의 관리체계가 적용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 측은 내년 중 정책근거를 마련해 노숙인 정책 주체를 지자체에서 정부로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숙인들의 일자리 대책으로는 사회적 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복지와 노동을 결합한 노동복지회관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노숙인 등 소외계층이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이 2007년 말 현재 1만 5000여개, 종사자는 47만 5000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영농, 택배, 청소 등 노숙인이 주축이 된 사회적 기업이 이미 10여개 이상 성황하고 있다. 강 의원은 “사회적 기업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 무담보 무보증 자활자금대출)를 적극적으로 육성한 후 사례를 전파한다면 사회 통합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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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 백민경기자 kitsch@seoul.co.kr
2009-1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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