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2009-희망을 만든 사람들] 드라마 선덕여왕 ‘미실’ 고현정

[위기의 2009-희망을 만든 사람들] 드라마 선덕여왕 ‘미실’ 고현정

입력 2009-12-19 12:00
수정 2009-12-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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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스캔들 연기로 극복…새 여성리더십도 보여줘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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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덕여왕’ 첫 회에서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외치던 고현정의 대사는 여배우 고현정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음을 알렸다. 그는 이 작품에서 통찰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 미실 역을 맡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올해를 빛낸 배우 1위에 뽑혔다.

고현정의 이번 선택은 결코 만만한 도전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첫 사극 데뷔작에서 주인공 역의 선덕여왕이 아닌, 개성 있는 조연 미실 역을 선택했다. 그리고 ‘모래시계’, ‘봄날’ 등 기존 드라마에서 쌓아온 이미지와 정반대인 악역 캐릭터에 과감히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했다.

재벌가와의 결혼과 이혼. 그 뒤 은퇴 10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 등 고현정 개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지만 이를 연기 내공으로 승화시켜 부드러우면서 냉혹한 미실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혼 이후에도 끊임없이 나돌던 사생활 관련 루머와 스캔들을 연기력이라는 무기로 정면 돌파한 셈이다.

무엇보다 고현정이 이번 작품에서 일군 가장 큰 성과는 여성 리더십에 대한 재조명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극중 미실은 여성이라는 한계와 골품제라는 신분의 벽에 맞서 통찰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이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각종 한계에 부딪힌 여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고현정은 복귀 이후 매스컴에 잘 나타나지 않는 신비주의로 인해 생긴 대중과의 거리감도 특유의 솔직함으로 극복해 냈다.

얼마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현정은 “미실은 더 이상 착한 역할만 맡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과 자유를 준 캐릭터이고, 영화 ‘여배우들’은 너무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을 줬다.”고 털어놓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고현정.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9-1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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