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바이러스2009] “주변 도움으로 손자들 학교 보내 감사”

[나눔 바이러스2009] “주변 도움으로 손자들 학교 보내 감사”

입력 2009-03-31 00:00
수정 200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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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조손가정 4년간 2억지원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은 자칫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쉽다.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파탄 등으로 가정이 무너졌으나 조부모가 돌봐 주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 남구에 사는 조손 가정은 외롭지 않다. 구청과 교회신도·독지가 등이 겹겹으로 돌봐준다. 이들은 각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아가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건강한 사회인으로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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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남구가 최근 개최한 조손가정과의 만남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사랑의 교복 전달식을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남구 제공
광주시 남구가 최근 개최한 조손가정과의 만남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사랑의 교복 전달식을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남구 제공
●공무원 후원회 결성도 눈앞

남구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해 2005년 2월 관내 순복음교회 신도들과 조손 가정 전체 67가구 166명 가운데 37가구 62명을 대상으로 1대1 후원 사업을 이끌어 냈다.

그 후 신도들은 올해로 5년째 이들에게 매월 개인당 3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후원자들은 정기적으로 조손 가정을 방문해 위로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 남구는 이어 지난 2007년 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손가정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독지가 등과의 결연에서 소외된 나머지 가정을 제도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이때부터 전체 조손 가정이 구청의 지원금 3만원을 추가로 지급받는다.

또 관내 유통업체와 건설사, 경찰 등도 지원에 동참했다. 2005~2008년 모두 2억여원을 지원했다.

최근엔 한 독지가가 기탁한 100만원을 조손가정의 고교 3년생 8명에게 30만원씩 지급했다. 부족한 금액은 구비로 보탰다. 중·고교 신입생 24명에게는 교복을 지원했다.

남구는 경제적 후원에 그치지 않고 여름방학 중 조손가정과 후원자간 ‘만남의 날’ 행사도 갖는다. 서로의 얼굴을 알고 정을 나누기 위함이다.

●학원수강 연결·학습지 지원도

또 올 1월부터는 공무원과 조손가정간 1대1 후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3월 현재 180명이 220계좌(계좌당 1만원)를 마련했다. 조만간 500여명 전 직원이 참여하는 ‘공무원 후원회’ 결성을 앞두고 있다.

남구는 후원금이 더 모이면 조손 가정의 학생들에게 학원수강 연결을 추진한다. 대학생 멘토링사업, 학습지·도서상품권·체험학습 참가비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처럼 남구의 조손가정 지원 사례가 알려지면서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관련 제도를 경쟁적으로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의 이혼으로 두 손자(중학생)를 키우는 박모(66·여·봉선동)씨는 “주변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손자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며 “얼굴 없는 천사들 덕분에 외로움이나 소외감이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성자 남구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우리구의 캐치프레이즈가 ‘효사랑’인 만큼 노인들이 편안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조례시행 이후 각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공동체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9-03-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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