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취업→ 학력 중시

공부보다 취업→ 학력 중시

이지운 기자
입력 2007-08-23 00:00
수정 200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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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지운특파원|30대 후반의 조선족 교포 M씨는 한국에서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뒤늦게 공부하고 있는 동생이 안쓰럽다. 총명하고 공부도 잘했지만,“기회가 왔을 때 돈을 벌겠다.”며 대학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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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가 되고 한국기업이 본격적으로 몰려들던 1990년대 중반.M씨 스스로도 유혹이 많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진학할 무렵, 주변 사람들은 “왜 대학원엘 가느냐. 한국 기업에서 통역만 해도 돈을 훨씬 더 버는데….”라며 만류했다. 고생끝에 박사 과정을 마치는 동안 친구들이 고향 선양(瀋陽)에서 돈을 벌어 가족들을 부양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적도 많았다. 베이징의 주요 대학에서 교수생활 수년째인 지금은 당시 학업을 이어갔던 결정이 옳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31세 여성 Y씨가 98년도 대학을 졸업하고 칭다오(靑島)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섬유회사에 잠시 취직을 했을 때 교포 300∼400명 가운데 대졸자는 자신을 포함해 딱 2명이었다.“당시 친구들 사이에서도 대학 진학을 하기보다는 빨리 취직해 돈을 벌려는 분위기가 확산될 때였다.”고 회고한다.

개혁개방으로 시장경제가 막 확산될 80년대 후반∼90년대 중반 중국에서는 ‘독서 무용론’이 팽배했다. 공무원이 되거나 국유기업에 취직해도 생활이 어렵고 대학교수가 대학 주변의 노점상보다 수입이 적던 시절이었다. 때마침 몰려오는 한국기업들은 조선족 교포에게 상당한 임금 수준을 유지해줬다. 통역·여행가이드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골프연습장에 취직한 중학교 졸업자들이 웬만한 중국인들보다 수입이 많았다.

이 기간은 조선족 교포의 석·박사 배출에도 큰 장애가 됐다. 원로 교수들은 “60년대 후반∼80년생으로 40세 전후의 박사급 인력이 분야별로 크게 부족하다.”면서 “이 공백으로 교포 학계로서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선족 교포사회가 ‘학력(學歷)’을 되찾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무렵부터다. 시장경제의 발달로 경쟁이 심화되고, 기업과 사회가 ‘학력’을 중시하면서부터 조선족 교포들도 다시 예전처럼 학력 축적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대학에 입학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례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조선족 교포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8.5%로 알려진다. 중국 평균 3.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문맹률도 중국의 평균 7.7%보다 크게 낮은 2.7%로 한족을 포함한 중국 56개 민족 가운데 대단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jj@seoul.co.kr
2007-08-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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