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생태계 위해성 평가 본궤도에

인체·생태계 위해성 평가 본궤도에

입력 2005-12-19 00:00
수정 200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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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서울대·한국화학연구원 등 3개 기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환경오염의 위험도에 대해 지역별로 순위를 매기고, 이러한 환경오염의 결과로 사람과 생태계가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요컨대 환경오염의 실상과 여파를 쉬우면서도 실감나게 전달한 것이다. 국내에서 개별 유해물질의 인체 위해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건 10여년 전부터다. 하지만 이들 오염물질이 총체적·통합적으로 얼만큼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번이 첫 사례다.“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인체·생태계 위해성 연구가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암 위해도 ‘고위험’

연구팀은 이번 인체 위해성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위해성 평가 프로그램’을 개발, 구축했다. 이를 위해 “모두 672종에 이르는 오염물질의 화학·물리적 정보와 독성정보 등의 데이터베이스도 따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인체 발암 위해도와 관련해선, 물과 대기 그리고 토양에 포함된 53종 발암물질의 농도를 실측하거나 배출량을 추정한 뒤 별도로 산출했다.

연구 결과, 지역별 발암 위해도는 이미 ‘고위험’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을 제외한 6대 도시와 전주공단을 뺀 9개 공단 등 15개 지역에서 1000명당 1명 이상으로 산출됐다.

미국·유럽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환경관리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10만∼100만명당 1명’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도시별로 발암 가능성 인구집단 규모도 보고서에 적시됐다. 개인별 발암 위해도에 도시인구와 평균수명(70년) 등을 감안해서 산출하는데, 서울의 발암 인구는 매년 2950명(14세 이하 어린이 255명 포함)으로 추정됐다.

대구는 부산보다 인구는 적지만 발암 위해도(1000명당 14.2명)가 크게 높아 인구집단 규모(연간 463명)로도 서울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다. 울산의 경우 발암 위해도가 세번째로 높았지만 인구집단 규모로는 서울-대구-부산-인천에 이어 다섯번째다.(표 참조)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감안해 “환경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때 지역의 인구집중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별로 발암물질 영향 달라

지역별로 발암 오염물질의 종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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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울과 대구를 제외한 5대 도시와 8개 공단(대구성서·염색공단 제외)에선 중금속인 카드뮴(Cd)의 발암 영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전시(63%)와 광주시(84%), 대전공단(67%), 청주공단(79%) 외 9개 지역은 카드뮴의 발암 기여도가 모두 9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울산공단과 인천시는 각각 98%와 97%까지 치솟아 그야말로 ‘카드뮴 비상’ 상태로 파악됐다.

카드뮴은 1955년 일본에서 첫 발병된 ‘이타이이타이(아프다는 뜻)’병의 원인물질로, 국제암연구기구(IARC)와 미국환경청(EPA)에선 ‘호흡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전립선암·폐암 등 발암 가능성이 높은 화학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과 대구 그리고 대구성서·염색공단은 사정이 다르다. 유해화학물질(HAPs)로 분류되는 ‘벤조피렌’과 ‘벤조플루오란텐’ 등이 가장 위험한 오염물질로 지목됐다. 벤조피렌은 화석연료의 불완전 연소과정에서 생기는 다핵방향성탄화수소(PAHs) 가운데 하나로, 각종 암을 유발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소각장 연기 등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 의대 양지연 교수는 “벤조피렌 등 PAHs류에 대해선 아직 배출량 집계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서울과 대구에서 위험도가 높은 물질인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염물질 얼마나 낮춰야 하나

연구팀은 대도시·공단 주민들이 발암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물과 대기, 토양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어느 정도로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저감률’도 제시했다. 미국환경청이 제시한 ‘100만명당 1명 이하’를 환경기준으로 삼을 경우 서울시·대구시는 벤조피렌 등 PAHs류 오염물질을 물과 대기에서 97∼100% 제거해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도시와 공단지역은 카드뮴과 크롬(Cr), 비소(As) 등 중금속을 물질별로 60∼100%까지 떨어뜨려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현실적이며 아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로 여겨질 만하다. 양지연 교수는 이에 대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드는 소요비용과 기술개발 등 다른 요소는 일절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주민들의 건강보호 측면만 감안했을 경우의 저감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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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2005-12-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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