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性과 결혼] ‘미혼 장애인 성문제 해결’ 다양한 목소리

[장애인의 性과 결혼] ‘미혼 장애인 성문제 해결’ 다양한 목소리

나길회 기자
입력 2005-10-11 00:00
수정 2005-10-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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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희 성생활 보조인 조항주 성 칼럼니스트

우리나라에도 장애인 성생활 보조인(Sex Volunteer)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생활 보조란 스스로 성욕을 해결할 수 없는 장애인들을 돕는 개인적·사회적 활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에게 성인잡지를 사다 주고 성매매 업소에 데려다 주거나 혹은 자위행위를 직접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민간 차원에서 성생활 보조인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보조인 수준을 넘어서 SAR(선택적 인간관계 재단)라는 정부재단에서 장애인에게 섹스 파트너를 파견해 주고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섹스 지원금까지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성매매 자체가 불법이므로 정부든 민간이든 섹스 파트너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애인 성생활을 다룬 책 ‘차별없는 섹스’의 저자 조항주(성 칼럼니스트)씨는 성생활 보조인의 영역을 직접적인 성행위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교통비 정도만 받는 자원봉사 수준에서 성생활 보조인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섹스 봉사’가 가진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 아니냐.”면서 “물론 감정 없는 섹스가 장애인들에게 오히려 폭력적일 수 있다는 고민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급진적인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애인 인권단체 ‘장애여성 공감’의 박영희 대표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꼭 성을 즐겨야 하는지 자체가 의문”이라면서 “장애인 성매매 알선이나 성생활 보조인 등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애인에게 섹스만 제공해 주면 다 된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장애인들도 섹스에서 소통과 교감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식해 그들에게 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만남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장애인 성생활 보조인 활동을 하고 있는 이훈희씨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실질적인 도움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원칙적으로 장애인 문제는 당사자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장애인들끼리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면 성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이 부분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데 복지관마다 장애인끼리 만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만들고 성 상담가를 두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전의 한 복지관은 실제 이런 활동을 펴고 있다.

이씨는 장애 정도가 심한 이들에게는 분명히 보조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자위 같은 것은 친구나 가족들이 해주고 있는 만큼 이 정도 수위에서의 성생활 보조인 활동은 분명 필요하다.”면서 “장애인 커플의 경우도 체위 변경 등이 힘든 경우에는 보조인의 합의 하에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10-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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