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퍼주는 민자도로사업] 민자유치 1호 이화령터널 ‘애물단지’로

[세금 퍼주는 민자도로사업] 민자유치 1호 이화령터널 ‘애물단지’로

한찬규 기자
입력 2005-07-20 00:00
수정 2005-07-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해 12월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12부는 두산산업개발의 자회사인 새재개발이 이화령터널 민자사업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낸 758억여원의 보상금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704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실패한 민자사업에 대한 첫 국가 배상판결이었다. 이같이 전국 국도 가운데 민자유치 1호 사업인 경북 문경시 ‘이화령터널’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간 1.6㎞를 잇는 이화령터널은 지난 1998년 11월 개통됐다. 하루 통행량은 9000∼1만대. 두 차례에 걸친 수요예측 교통량보다 턱없이 적었다.1994년 조사한 수요 예측은 3만 3000여대, 개통 5개월 전인 1998년 6월에 한 차례 더 실시했을 때는 1만 9566대가 각각 나왔다. 당연히 새재개발은 한달 평균 5억∼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모 회사인 두산개발측으로부터 3개월에 한번씩 14억여원씩 지원을 받아야 운영이 되었다.

이에 따라 두산개발측은 부산지방국토청과 체결한 ‘장사가 안 될 경우 국가가 시설을 매수하거나 재정지원을 한다.’는 협약을 내세워 재정지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지방국토청은 반드시 보상해 줘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2004년 12월15일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이 터널과 100여m 옆으로 나란히 뚫려 허우적거리던 이화령터널의 소생 가능성을 거의 없게 만들었다. 고속도로가 뚫리자 통행량은 급감했다. 이화령터널을 지나는 차량은 하루 3000여대로 이전의 3분의1에도 못미쳤다.

이화령터널 통행료 징수에 대해 개통 직후부터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은 법원의 판결이 난 만큼 통행료를 조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청 관계자는 “이화령터널 민자유치사업의 타당성 기초가 된 교통량 수요예측이 잘못되는 바람에 대형 국책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재판이 패소로 확정되면 국가가 인수해 무료통행 쪽으로 운영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05-07-20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