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내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의 행보는 여당내 새로운 권력질서 재편과 맞물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이들의 움직임은 당내 권력구도는 물론 국정전반에 걸친 정치파워 변화상을 상징한다는 분석이다.
진로 숙의
열린우리당 정동영(왼쪽)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가 28일 설악산 오색그린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의 진로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양양 오정식기자 oo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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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숙의
열린우리당 정동영(왼쪽)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가 28일 설악산 오색그린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의 진로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양양 오정식기자 oosing@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두 사람은 ‘한나라당 격파’라는 기치 아래 힘을 합치는 이른바 ‘윈·윈’ 관계였다.그러나 총선 이후는 상황이 다르다.경우에 따라서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한 사람이 잘 되면 다른 사람은 그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줄게 된다는 얘기다.
정 의장은 비례대표를 비롯,총선과정에서 ‘자기 사람’들을 많이 심었다는 것이 당안팎의 지적이다.하지만 총선 이후 김 원내대표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해찬·임채정 등 과거 재야출신 중진들에 오영식·이인영·우상호 등 전대협 소장파들이 17대에 대거 입성,그 파워가 크게 강화된 상태다.
지난 20일 구성된 ‘일하는 국회 준비위원회(일준위)’와 지난 23일 만들어진 ‘새정치 실천위원회(새정위)’는 두 사람의 ‘신경전’이 첨예하게 시작됐음을 보여준다.‘일준위’는 김원기·정동영·김근태 3명의 공동위원장 체제이나 김 원내대표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시각도 심상찮다.정가에서는 양인에게 모두 입각 제의가 있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미리부터 후계구도를 놓고 다투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내각에서 행정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원려(遠慮)’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때문에 두 사람의 정치행보는 원내대표 경선 시점을 전후로 보다 분명해 질 전망이다.경선은 헌법재판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한 이후와 17대 국회 개원 전인 5월 중·하순 사이가 유력하다.
원내대표 경선을 놓고 당내에서는 김근태·천정배 양자 대결구도와 김근태·천정배·김한길·장영달·유시민 등의 다자구도 등이 점쳐진다.
주목되는 점은 경선투표권이 없는 정 의장의 특정후보 지지 여부다.우선 천정배·김한길 등 출마가 거론되는 정치인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낼 지 여부다.
이같은 메시지는 자신과 함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원내대표를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자신이 지목한 후보가 이기면 그로서는 당내 입지가 강화되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한 원내진입도 쉬워지는 등 정치적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러나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도 아직은 있다.어느 한 쪽을 편들어 다른 한 쪽과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양자합의를 통한 단일후보 지지형식으로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현갑기자˝
2004-04-29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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