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에서도 ‘소비자의 힘’ 지켜 주시길…

천상에서도 ‘소비자의 힘’ 지켜 주시길…

입력 2013-02-13 00:00
수정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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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운동 대모 정광모 前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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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모 前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정광모 前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한국 소비자 권익 향상에 40여년을 바친 정광모 전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 12일 오전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84세.

고인은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소비자운동 민간단체인 한국소비자연맹을 창립했다. 1979년부터 34년 동안 회장으로 재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도 4차례나 역임했다. 재임 중 상품테스트, 시장조사 등 소비자 관련 분야에서 운동 방법을 개발하거나 체계화했다. 고인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경제 주권자인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 가격, 유통문제를 비롯해 환경문제, 자연보호, 인권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변한 바 있다. 고인이 소비자 운동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계기는 한국일보 기자 시절인 1967년 일본의 소비자 운동을 보고 나서다. 당시 일본 소비자 단체가 제품에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전국에 걸쳐 불량품을 수거할 정도로 일본 소비자 단체의 힘은 막강했다. 이를 본 고인은 한국에 돌아와 1968년 4월부터 불량품 고발 운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고인이 한국소비자연맹을 창립한 지 10년 만인 1980년에 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됐다.

40여년 동안의 약력도 화려했다. 1996년 ‘소비자 보호의 날’(12월 3일)을 제정하는 데 기여했으며, 같은 해 12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대한에이즈예방협회 회장, 한국에이즈예방재단 이사장, 아시아·태평양금연협의회 회장 등 에이즈 예방과 금연운동에도 관심과 열정을 기울였다. 2000년부터 6년 동안 학교법인 경원학원 이사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고인은 1929년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태어나 이화여자중·고등학교와 이화여대를 거쳐 1951년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재직한 바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 유족으로는 조카 정진희(부산예술고 외래교수), 정진승(한국음악협회 아리아리 교향악단장), 정진현(에이포이 대표)씨가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고인이 43년 동안 소비자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해 국내 최초로 장례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으로 진행키로 했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등 10개 소비자단체 회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이다. 발인은 15일 오전 9시, 장지는 충북 음성군 꽃동네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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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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