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 맞아?’…피 토하는 아들 방치, 사망보험 가입한 25년 경력 설계사 ‘징역 3년’

‘친엄마 맞아?’…피 토하는 아들 방치, 사망보험 가입한 25년 경력 설계사 ‘징역 3년’

안승순 기자
입력 2026-11-01 10:05
수정 2026-11-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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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량 토혈 아들 방치 뒤 보험 가입, 청구
  • 법원, 유기치사·사기 인정하며 징역 3년 선고
  • 재판부, 보호자 책임 저버린 금전 목적 범행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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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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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토하며 생명이 위태로운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채 사망보험에 가입하고, 아들이 숨진 뒤 보험금을 청구한 6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유기치사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평소 간 질환을 앓던 A씨의 아들 B씨는 2023년 9월 20일 경기 의정부시 자택에서 5∼6차례에 걸쳐 약 3ℓ의 피를 토했다. 하지만, A씨는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필요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다음 날 아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사망보험 2건에 가입했다. B씨가 질병으로 사망하면 각각 최고 5천만원과 2억원을 지급하는 상품이었다.

A씨는 자신을 보험계약자이자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지정하고 계약을 직접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계약서의 피보험자 동의란 등에 아들을 대신해 임의로 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위급한 상황은 같은 날 밤 A씨의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집 안 화장실 앞에 쓰러져 있던 B씨를 발견했다. 당시 B씨는 의식과 호흡, 맥박이 남아 있었으나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B씨는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22일 새벽 저혈량 쇼크와 토혈로 숨졌다.

아들이 사망하자 A씨는 보험사들에 사망진단서 등을 제출하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별 대응은 엇갈렸다. 2억원의 사망보험금을 청구받은 보험사는 계약 체결 시점과 사망 경위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급을 거절한 반면 다른 생명보험사는 B씨 사망 약 한 달 뒤 A씨에게 보험금 2,500여만원을 지급했다.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는 2024년 1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1년 넘는 수사 끝에 A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이후 공소청은 보완 수사를 거쳐 살인 대신 유기치사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재판에서 A씨는 아들이 피를 토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고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보험계약 역시 가입 당일 아들을 직접 만나 서명을 받아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고자의 진술과 병원 진료기록, 의료진의 소견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병원 진료기록에는 B씨가 전날 밤부터 세 바가지가 넘는 피를 토해 집 안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는 내용이 남아 있었다.

A씨는 남편에게 전해 들은 내용을 의료진에게 설명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남편은 아들이 응급실로 옮겨진 이후 A씨로부터 토혈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남편은 하반신 마비로 집 안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였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서에 아들이 직접 서명했다는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의료진이 대량 토혈 이후 B씨의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소견을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B씨가 외출하거나 보험계약서에 직접 서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실상 피해자를 구호할 유일한 보호자였음에도 심각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집 안에 유기했을 뿐 아니라 이를 기회로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려 했다”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륜에 반하는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나 반성하는 태도도 찾아볼 수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2억원의 보험금을 노린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A씨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것으로 보이는 점, 벌금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공소청과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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