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공장서 생산…2주내 유통 신선도↑
일본 맥주 성장 수요 선점…공급 안정성 강화
장인섭(왼쪽 두 번째)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8일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연구소에서 열린 ‘기린 캔맥주 국내 생산 개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생산분 초도 물량 개봉식 후 박수를 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일본 기린사와 기술제휴 협정을 맺고 캔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한다. 기린이 자본관계가 없는 수입유통사에 생산 라이선스를 내준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8일 경기 용인 연구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7월 기린과 협정을 체결해 전주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도 생산량은 150만ℓ(500㎖ 캔 300만개)를 목표로 내년까지 연간 판매량의 75% 수준을 국내에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달 첫째 주부터 국내 생산분 출고가 시작됐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양사 관계가 ‘유통’에서 ‘제조’로 넓어졌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2004년 기린 병맥주 수입으로 인연을 맺었고, 2011년 독점 계약 이후 연평균 판매량이 14% 이상 늘었다. 이번 하이트진로를 제외하면 기린의 해외 생산 라이선스는 독일·영국·미국 3곳뿐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이번 기술협정은 단순한 생산 현장의 이전이 아니라 더 발전된 기술과 품질을 만들어가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 권역장은 “국내 생산은 수익성보다 안정적인 공급에 중점을 둔 결정”이라며 “기린이 하이트진로의 기술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효모는 기린 공장에서 직접 들여오며, 하이트진로는 약 1년간 세 차례 이상의 시험생산과 일본 현지 검사를 통과했다.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권역장이 8일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연구소에서 기린 맥주 국내 생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국내 생산에 따라 맥주의 신선도와 공급 안정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일본 생산 제품은 통관을 거쳐 유통되기까지 약 한 달 반이 걸렸지만 국내 생산 시 1~2주로 줄어든다. 판매 증가세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 유통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판매 가격을 당분간 유지하고, 물류비 절감분은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주류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이번 라이선스 생산이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 시장은 2018년 정점 이후 2020~2025년 연평균 약 3% 감소했고, 일본 맥주를 제외하면 12% 줄었다. 반면 일본 맥주는 같은 기간 연평균 72% 성장했다. 특히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2020~2026년 연평균 판매 성장률이 8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수입 브랜드의 57%가 이치방 시보리다. 권 권역장은 “올해 일본 맥주의 활약이 엄청나 공급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 자체 맥주인 테라·켈리와의 자기잠식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권 권역장은 “수입맥주는 회사 전체 판매의 약 8% 비중에 불과하다”며 “일본산이 수입맥주 시장의 50%에 가까운 만큼 이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줄 요약
-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 개시
- 아시아 첫 수입유통사 라이선스 계약
- 공급 안정·신선도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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