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방서 공부하다 병날 판”… 방학 특수 노린 불법 기숙학원

“곰팡이 방서 공부하다 병날 판”… 방학 특수 노린 불법 기숙학원

박다운 기자
입력 2026-08-16 18:17
수정 2026-08-16 18:1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안전·위생 불량에도 단속 난항
월 320만원 받고도 환불 ‘감감’
숙박시설 임대해 편법 운영도

이미지 확대
최근 류다현양이 등록한 인천 강화군 불법 기숙학원 내부 모습. 벽면 곳곳엔 곰팡이가 펴 있는 등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시설을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독자 제공
최근 류다현양이 등록한 인천 강화군 불법 기숙학원 내부 모습. 벽면 곳곳엔 곰팡이가 펴 있는 등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시설을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독자 제공


부산 서구에 사는 류다현(17)양은 지난달 여름방학을 앞두고 인천 강화군의 한 기숙학원에 등록했다. 대부분 수도권 인근에 몰려있는 기숙학원들을 비교하다가 시간 관리부터 쾌적한 급식·체육시설까지 갖췄다는 홍보에 이끌렸다. 한 달 수업료와 시설 이용료 등으로 320만원이나 냈다.

하지만 막상 학원에 들어가자 기대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숙소에 들어서자 숨 쉬기 힘들 정도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벽 곳곳은 시커먼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다. 화장실 수돗물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류양 부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학원 측은 ‘기다려 달라’며 차일피일 미뤘다. 뒤늦게 확인한 결과 이 곳은 교육 당국에 정식 등록조차 되지 않은 미인가 학원이었다.

여름방학 특수를 노리고 등록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배짱 영업을 하는 ‘불법 기숙학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학생들이 장기간 먹고 자는 기숙학원은 안전·위생 관리가 필수지만, 무등록 시설은 관리 및 감독 사각지대에 있어 각종 사고와 피해에 취약하다.

현행 학원법상 정식 기숙학원으로 등록하려면 숙식 시설 기준을 충족하고 영양사와 전담 강사 등을 배치해야 한다. 교육청의 관리·감독과 특별 점검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규제를 피하려고 일부 업체가 미등록이나 편법 운영을 택하는 것이다.

그 결과 고액의 교습비를 내고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경기도소비자단체협회에 따르면 전국 기숙학원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22년 50건, 2023년 37건, 2024년 50건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불법 기숙학원을 사전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속이 대부분 학생이나 학부모의 신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류양이 피해를 본 강화군의 무등록 학원 역시 교육청이 개학 대비 통상 점검을 벌이다 적발했다. 강화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4일 학원 대표를 학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단속망을 피하려는 변종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근 숙박시설을 임대해 사실상 기숙학원처럼 운영하는 편법까지 나와 단속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교육청에 등록된 기관인지 학부모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줄 요약
  • 미인가 기숙학원, 방학 특수 노린 배짱 영업
  • 곰팡이·악취·수돗물 불량, 열악한 숙소 실태
  • 교육청 점검 뒤 적발, 대표 학원법 위반 고발
2026-08-17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를 읽는 동안 깨어난 당신의 숨겨진 페르소나를 AI가 스캔합니다."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점검해보세요.
류다현 양이 피해를 본 학원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