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길이 먼저인가, 청년이 먼저인가

[최보기의 책보기] 길이 먼저인가, 청년이 먼저인가

입력 2023-06-19 16:26
수정 2023-06-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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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창업시대-로컬, 청년, 사회』  송인방, 조희정, 박상혁 지음/ 더가능연구소 펴냄
『제3의 창업시대-로컬, 청년, 사회』
송인방, 조희정, 박상혁 지음/ 더가능연구소 펴냄
무진장(無盡藏), 원래 뜻은 ‘한없이 많다’인데 덕유산, 지리산이 떠받치는 소백산맥 고원지대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컫기도 한다. 겨울이면 눈이 무진장 오는 곳이다. 김승옥 장편소설『무진기행』의 무대가 이 지역이라는 오해 때문에 지역 이름이 무진장 나기도 했다. 맏형 격인 무주는 현재 서울특별시보다 넓은 지역에 인구 2만 4000여명, 지역소멸위기 명단에 들어있다.

서울에서 정보통신분야 기자로 밥벌이를 하던 박종환 씨가 무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지 약 10년 됐다. 제2생업으로 목수를 선택했는데 살다보니 점점 쇠퇴하는 지역 현실이 안타까워 산골마을 이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다 <무주군 귀농귀촌협의회> 회장까지 맡았다. 생업인 목수 일에 전념하기 어렵지만 대신 ‘목수 특강’ 수요가 몰려 한가할 새가 없다. 오랫동안 목수를 업으로 삼아온 지역인들이 있지만 강의는 또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최근 문화예술의 향유가 도시보다 몹시 불리한 지역의 문화적 품격을 높임으로써 욕구충족과 자아실현을 하도록 순수민간단체인 ‘무주군민합창단’ 결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대부분 ‘그게 되겠어?’라며 비관했지만 노래의 꿈을 가슴깊이 간직해왔던 남녀노소 단원들의 열정으로 합창단은 순조롭게 이륙했다. 어쩌면 우리는 곧 서울 강남 예술의전당에서 기적을 보게 될지 모른다. 무주에는 적은 인구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의 전통국악예술단 ‘시엘’도 있다. 시엘을 이끄는 이수현 단장은 무주군민합창단 엘토 파트장이다.

지역창업은 여러 상품과 서비스가 융·복합돼있어 업태 분류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로컬’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이용하려는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의 산물이다. 지역창업에는 대략 7가지 유형이 있다. 상품판매형은 지역 내 사업장이나 점포,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지역상품을 판매한다. 단순한 특산품 판매를 벗어나 콘텐츠와 스토리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현대적(?) 방식이다. 공간재생형은 폐교를 복합카페나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창업이다. ‘청년 인재진’이 온몸으로 뛰어들었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필시 이 유형의 세계 대표로 부족함이 없다. 문화기획형은 일방적인 축제와 공연이 아니라 지역 주민으로서, 주민과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는 생활문화 창업이다. 아티스트, 쉐프, 작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지역체험형은 ‘한 달 살기, 워케이션’ 등으로 일회성 관광을 벗어나 체류와 경험을 통해 지역 관심도를 높이는 관계인구 개념으로 진화 중이다. 농업지향형은 농업을 매개로 힐링, 플랫폼, 투어리즘 등 새로운 서비스를 부가해 산업 가치를 높인다. 문제해결형은 보다 진화한 사회운동이다. 목표가 분명한 일방적 계몽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해결방식을 찾고, 사회적 공동 조력 분위기를 형성해 취약계층의 자립을 독려한다. 미디어형은 기존 대중매체와 달리 지역사회의 모든 것을 편집 없이 공개하고 소통함으로써 독자층을 굳힌다. 제주의 재주상회가 발간하는 매거진『인(iiin)』이 대표적이다.

길이 먼저 있고 사람이 다니는 것이 아니다. 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길 없는 곳을 가장 먼저 걸어간 사람이 있고,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곳이 길이 된다. 도시의 청년들아, 자신의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다른 용기와 안목이 필요하다. 이걸 잊지 말고 『제3의 창업시대-로컬, 청년, 사회』를 정독해 보자.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9호선 한영외고역 연계 통로 확보 및 구천면로 보행환경개선 연구용역 추진 논의

서울시의회 박춘선 의원(강동3, 국민의힘)이 강동구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 환경과 지하철 접근성 강화를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전주혜 국민의힘 강동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김병민 서울시 부시장 및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을 차례로 만나 지하철 9호선 ‘한영외고역(가칭)’ 신설과 관련한 지역 주민들의 서명부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는 한영외고역 인근 4개 단지(고덕숲아이파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고덕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약 6115가구, 2만여명 주민들의 공동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현재 역 예정지 인근 구천면로는 2차로의 좁은 도로와 협소한 보도 폭으로 인해 주민들이 일상적인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권 제약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주민들은 안전 확보를 위해 ▲한영외고역 출구 연장을 통한 지하 연계통로 확보 ▲구천면로 구간 도로 경사 완화 및 인도 확장(유효폭 1.50m 이상)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은 “지하철 완공 후 문제를 보완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계획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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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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