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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혹한기에 수장 오른 이재용, 어깨 무겁다

[사설] 반도체 혹한기에 수장 오른 이재용, 어깨 무겁다

입력 2022-10-27 21:34
업데이트 2022-10-28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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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같은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아직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이나 메시지 발표 없이 조용히 취임했다. 연합뉴스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같은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아직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이나 메시지 발표 없이 조용히 취임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852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급감했다. 주력 업종인 반도체 이익은 반토막 났다. ‘어닝쇼크’(실적충격) 발표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것이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오너’로서 실질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 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있을 때인 2018년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그룹을 이끌어 왔다. 따라서 회장 승진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명실상부한 CEO로서 공식 책임을 지는 것은 그 무게나 상징성 면에서 같다고 할 수 없다. 이 회장은 이미 “노조는 없다”는 창업주의 유훈을 깨고 노조를 허용하는가 하면 4세 경영 차단을 선언하는 등 새로운 삼성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자리는 대만 TSMC에 내줬다. 쌓이는 재고에 경쟁사들은 감산에 나섰다. 삼성은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전략이 무모가 아닌 혜안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은 이 회장의 몫이다. 더 큰 숙제는 창업주(반도체)ㆍ아버지(스마트폰)에 이어 ‘게임 체인저’(미래 먹거리)를 내놓는 것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갈음한 메시지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실천이다. 1.63%밖에 안 되는 지분율로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과 점점 옅어지는 ‘초일류 삼성’에 대한 자긍심 회복, 잇단 특별사면에 대한 거부감 희석과 사법 리스크 극복 등도 넘어야 할 과제다. 이 난관을 넘으면 “국민에게 좀더 사랑받는 삼성을 만들고 싶다”는 이 회장의 바람도 이뤄질 것이다.

2022-10-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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