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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 악재에 투자 죽쓰고 비명...골프 끊고, 경차 타고, 채소 심고

3고 악재에 투자 죽쓰고 비명...골프 끊고, 경차 타고, 채소 심고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2-10-13 17:50
업데이트 2022-10-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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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달라진 ‘짠물 소비’

‘지난해 9월 필드 나가기 전 구입했고 상태는 A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필드 4회 사용.’

중고거래 플랫폼에 입문용 골프채 풀세트를 매물로 내놓은 김씨(38)는 지난해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골프+어린이)다. 그는 “주식이나 코인으로 벌던 여윳돈이 사라지다 보니 골프 치는 게 부담된다”면서 “친구들과 스크린을 치는 데는 채가 딱히 필요 없어서 용품을 처분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열풍에 올라탔던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금리 인상과 환율급등, 고물가가 겹친 ‘3고 악재’가 지속되면서다.

김씨처럼 최근 2~3년간 부쩍 늘어난 젊은 골퍼들이 비용 압박에 골프 시장을 이탈하는가 하면 큰 차로 굳어졌던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호도가 경차로 쏠리고 있다. 채소 가격 폭등에 집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이들까지 생겼다.
골프용품 거래가 활발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골프’를 검색어로 입력하자 24만건 이상의 매물이 노출됐다. 번개장터 홈페이지 캡처
골프용품 거래가 활발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골프’를 검색어로 입력하자 24만건 이상의 매물이 노출됐다. 번개장터 홈페이지 캡처
실제 13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 1~9월 사이 골프용품 관련 매물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9% 늘었다. 골프채가 138%, 골프의류는 166% 증가했다. 이곳에서는 젊은 골퍼 사이서 품귀현상을 빚었던 타이틀리스트나 PXG 골프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는 특히 젊은층에 비해 50~60대 중장년층의 구매액이 크게 뛴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중장년층이 젊은층이 내놓은 중고 골프 아이템을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남성 골프웨어 거래액 증가율을 들여다보면 50대(119%), 60대(181%)에 비해 30대(82%) 거래액이 더 적다.
현대차가 선보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월 1000~3000대씩 팔리는 기아 ‘레이’와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 함께 경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선보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월 1000~3000대씩 팔리는 기아 ‘레이’와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 함께 경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 제공
경차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월 국내 경형 승용차 판매량은 9만 85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위축, 기름 값 폭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큰 차 선호 경향이 한풀 꺾인 셈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격이 비싸고 유지비가 비싼 수입 브랜드는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졌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홈파밍’(집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는 일)열풍도 불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자재 부담을 줄이면서 집에서 취미 생활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식물 기르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위메프 집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깻잎 모종과, 무씨를 비롯해 식물재배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1%, 121%, 872% 늘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홈파밍’을 검색하면 최근 집에서 채소를 기르고 있다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집에서 대파를 기르는 이들이 블로그에 찍어 올린 사진들. 네이버 블로그 검색창 캡처
포털 사이트에서 ‘홈파밍’을 검색하면 최근 집에서 채소를 기르고 있다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집에서 대파를 기르는 이들이 블로그에 찍어 올린 사진들. 네이버 블로그 검색창 캡처

명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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