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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탓인가…돌고래 떼죽음 반복 ‘집단 자살’의 슬픈 미스터리

인간 탓인가…돌고래 떼죽음 반복 ‘집단 자살’의 슬픈 미스터리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2-10-09 18:12
업데이트 2022-10-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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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해변서 돌고래 250마리 집단 폐사

주변 상어 공격 우려로 인양 포기…좌초된 돌고래 안락사
2017년 뉴질랜드 남섬 북단 골든베이 페어웰스핏에서는 참돌고랫과 들쇠고래(pilot whale) 416마리가 모래톱에 걸려 320여마리가 죽은 바 있다.  AP 연합뉴스
2017년 뉴질랜드 남섬 북단 골든베이 페어웰스핏에서는 참돌고랫과 들쇠고래(pilot whale) 416마리가 모래톱에 걸려 320여마리가 죽은 바 있다.
AP 연합뉴스
호주에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돌고래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라디오뉴질랜드(RNZ) 방송 등 현지 매체는 둥근머리돌고래, 일명 ‘파일럿 고래’ 250여 마리가 뉴질랜드 채텀제도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고 보도했다.

7일 뉴질랜드 본토에서 남동쪽으로 800㎞ 떨어진 채텀제도의 북서쪽 해변에 파일럿 고래 떼가 좌초됐다. 뉴질랜드 환경보호부가 구조를 타진했지만 여의찮았다. 현지 환경보호부는 “주변 상어 때문에 돌고래 떼를 적극적으로 인양할 수 없었다. 돌고래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훈련된 요원들이 안락사시켰다”라고 전했다. 이어 돌고래들의 사체는 자연적으로 부패하도록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질랜드 동물구조단체 ‘조나’는 “좌초된 고래는 항상 깊은 바다로 인양해 살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텀제도는 주민이 800명도 안 되고 거대한 상어들이 살아 좌초된 고래를 살리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서쪽 해안에 고립됐다가 떼로 죽은 파일럿 고래 300여 마리. 2020.09.21  AP 연합뉴스
2020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서쪽 해안에 고립됐다가 떼로 죽은 파일럿 고래 300여 마리. 2020.09.21
AP 연합뉴스
이번 뉴질랜드 돌고래 떼죽음은 호주에서 비슷한 일이 있은 지 보름 만이다. 지난달 21일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의 한 해변에서도 파일럿 고래 약 230마리가 좌초돼 그중 약 190마리가 떼로 죽은 일이 있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는 정확히 2년 전에도 300마리 넘는 파일럿 고래가 집단 폐사한 바 있어 화제가 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집단 생활하는 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너무 깊숙한 해변까지 접근했다가 모래톱에 걸려 집단 좌초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선 1918년 파일럿 고래 약 1000마리가 좌초해 집단 폐사한 적이 있으며, 2017년에는 뉴질랜드 남섬 북단 페어웰스피트에서 고래 400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비슷한 사례가 최근 부쩍 늘어난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일종의 집단자살인 ‘스트랜딩’(Stranding) 현상을 거론한다.
2020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서쪽 해안에 고립됐다가 떼로 죽은 파일럿 고래 300여 마리. 2020.09.21
2020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서쪽 해안에 고립됐다가 떼로 죽은 파일럿 고래 300여 마리. 2020.09.21
스트랜딩은 고래나 물개, 바다표범과 같은 해양 동물이 스스로 해안가로 올라와 식음을 전폐하다 죽음에 이르는 좌초 현상을 뜻한다.

다만 고래 집단자살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학자들은 먹이 고갈, 해양오염, 어군탐지기나 군함에서 쏘는 초음파 영향을 거론한다. 일부 병리학자들은 위장병이나 전염병을 의심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지구온난화 등 인간에 의한 자연 변화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거란 주장도 있다. 뉴질랜드 매시 대학의 고래 좌초 전문가 카렌 스토클린 교수는 “고래가 좌초하는 원인에는 라니냐와 엘니뇨로 인한 수온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라며 “최근 들어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해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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