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문턱에 선 ‘장애인 이동권’… “인수위서 예산 보장해 달라”

20년째 문턱에 선 ‘장애인 이동권’… “인수위서 예산 보장해 달라”

박상연 기자
입력 2022-03-28 18:08
수정 2022-03-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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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근길 시위 해법 없나

‘휠체어 추락’ 20년 지나도 그대로
2006년 교통약자법도 지지부진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 겨우 27%

‘장애인 대 비장애인’ 대립 안 돼
이동권 보장돼야 교육·노동 참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4호선 혜화역까지 이동하는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진행하며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 혜화역으로 향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4호선 혜화역까지 이동하는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진행하며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 혜화역으로 향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왜 20년째 하냐고요? 검토·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으로는 달라지는 게 없어서입니다.”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주도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시위 재개 닷새째인 28일 시위를 이어 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들의 출근길 시위를 직격해 사회적 논쟁이 불거진 와중에도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경복궁역에서 25차 지하철 시위에 나섰다. 박 대표는“2001년 1월 70대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타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21년이 지났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기본권인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대선 전 모든 정당에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했으나 윤석열 당선인은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면서 “인수위가 정책 예산 보장을 약속하는 등 구체적인 정책 이행 약속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시위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동권 투쟁은 장애인들이 목숨을 담보로 내걸고 벌인 절실한 싸움이었다. 1999년에 이어 2001년 지하철역 휠체어 승강기 추락사고가 일어난 뒤 장애인들은 거리로 나와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외쳤다.

외침이 결실을 맺어 2006년 1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이 시행됐다.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와 같은 교통 약자가 교통수단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정된 법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정부는 법을 근거로 저상버스 도입 확대를 약속하고 스스로 목표를 제시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2013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의 절반 이상을 저상버스로 하겠다는 약속, 목표를 낮춰 2016년까지 시내버스의 약 41%를 저상버스로 바꾸겠다는 약속, 다시 지난해까지 시내버스의 약 42%를 저상버스로 하겠다는 약속이 다 허언이 됐다. 저상버스 도입률은 2013년 16.4%, 2016년 22.3%, 지난해 27.8%로 아직도 30%에도 못 미친다.
서울 지하철(1~8호선) 역사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역사의 비율도 2017년 89.9%, 2019년 91.4%, 지난해 93.0%로 더디게 늘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제정 등 4대 입법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하고 있다. 자립을 위해 배우고, 일하며, 사회에 나오는 데 필수적인 입법이지만 이동권 보장 없이는 한 발짝도 진전할 수 없는 목표라고 전장연은 설명했다. 전장연은 4대 입법의 출발점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의 문턱에 20년째 서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비장애인 대립 구도 대신 문제 해결이란 관점에서 사태를 보라고 주문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현재 전장연에 협박 메일 등이 수도 없이 오는 등 자칫하면 장애인이 혐오범죄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정치권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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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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