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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2톤’ 매장설 또 불붙었다…“옛 일본인 농장 사무실 도굴 흔적”

‘금괴 2톤’ 매장설 또 불붙었다…“옛 일본인 농장 사무실 도굴 흔적”

이보희 기자
입력 2021-11-04 09:31
업데이트 2021-11-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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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광복회 ‘발굴 허가 요청’ 거절

광복회 관계자가 일본인 농장사무실 내부와 콘크리트 바닥을 살피고 있다. 광복회 제공
광복회 관계자가 일본인 농장사무실 내부와 콘크리트 바닥을 살피고 있다. 광복회 제공
‘금괴 2톤 매장설’에 휩싸였던 전북 익산시 옛 ‘일본인 농장 사무실’ 바닥이 누군가에 의해 파헤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광복회는 3일 “최근 농장사무실 안에서 일본인 농장주가 은닉 매장했다고 의심되는 구석진 계단 밑 부분의 콘크리트 바닥이 파헤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익산에 ‘일본인 농장주가 해당 사무실 지하에 금괴를 매장해 놓았는데, 광복이 되자 옮기지 못하고 급히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내용의 소문이 퍼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인 바 있다.

바닥이 파헤쳐진 것을 확인한 광복회는 도굴 여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해당 시설에 대한 발굴 허가와 사전 탐사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북 행정심판위원회는 광복회의 신청을 거절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인 항일독립운동 기념관 건립사업 대상지다”면서 “매장물 탐사 발굴보다 기념관 등 조성 사업이 시민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해 허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헤쳐진 흔적은 2층으로 가는 계단을 만들기 위해 시가 공사했던 부분이다”며 “얕게 파헤쳤기 때문에 도굴 흔적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복회 관계자가 일본인 농장사무실 내부와 콘크리트 바닥을 살피고 있다. 광복회 제공
광복회 관계자가 일본인 농장사무실 내부와 콘크리트 바닥을 살피고 있다. 광복회 제공
광복회는 “멀쩡한 문화재 건물 콘크리트 바닥을 파헤친 땅속의 도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더욱 사전탐사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현장보존과 조사의 필요성을 전북 행정심판위원회에 요구했지만 결국 불허가처분취소청구가 기각됐다”며 “우리는 문화재 건물인 일본인 농장사무실 바닥이 파헤쳐진 사실과 그 지하에 매장된 문화재와 국가재산인 금괴 등이 도굴 됐는지를 문화재청에 조사와 수사 의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구 일본인 농장 사무실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오하시가 설립한 대교농장의 사무실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오하시는 일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은행을 소유할 정도로 큰 부자였다. 그는 1907년 농장을 개설하고 익산과 김제 지역의 땅을 사들여 순식간에 대농장으로 키웠다. 대교농장에는 엄청난 양의 쌀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탈했다.

농장 사무실은 일본식 2층 목조 건물로서 외간이 단순하다. 아직도 일부 시설이 남아 있는 이곳은 일제강점기 농업 수탈의 역사를 보여 주는 장소로서 가치가 있다. 익산시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 지난해 10월 약 4억5000만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전북 익산시 주현동에 자리한 옛 일본인 농장 건물. 익산시 제공
전북 익산시 주현동에 자리한 옛 일본인 농장 건물. 익산시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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