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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들어가 암호화폐 강연한 이더리움 개발자…남북거래 계획도 추진

북한 들어가 암호화폐 강연한 이더리움 개발자…남북거래 계획도 추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9-28 11:25
업데이트 2021-09-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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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북한 비자를 공개했던 버질 그리피스
자신의 북한 비자를 공개했던 버질 그리피스 그리피스 트위터
2년 전 북한을 방문해 암호화폐 기술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암호화폐 개발자가 27일(현지시간) 유죄를 인정했다고 미 법무부가 밝혔다.

이 개발자는 남북한을 잇는 암호화폐 교환 시스템을 구축해 불법자금을 마련하는 방안까지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가 뉴욕 남부지법에서 대북제재법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에 상품, 서비스 또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리피스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이더리움재단에서 일해왔다.

그는 사법당국이 방북을 불허했는데도 중국을 경유해 2019년 4월쯤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콘퍼런스’ 행사에 참가했다.

이후 북한 주민 100여명에게 암호화폐 관련 강연을 했다.

그는 당시 북한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해 제재를 회피하고 돈세탁을 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북한 당국자들은 그에게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에 대해 상세히 질문했다고 한다.
버질 그리피스
버질 그리피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남북 간 암호화폐 교환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경제 제재 때문에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금융거래망을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 간 암호화폐 교환 시스템이 구축되면 한국을 거점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금 확보와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미 법무부는 이 역시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는 남북 간 암호화폐 교환 시스템 구축 계획이 북한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리피스는 2019년 11월 미국에서 체포됐다.

그리피스는 2020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보석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그는 최근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자신이 보유한 자산에 접근하려고 시도했는데, 검찰은 이것이 보석 조건 위반이라며 그를 다시 구속했다.

그리피스는 2007년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항목 내용을 수정한 익명 사용자들의 신원을 밝혀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직접 나서 그리피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법원은 그리피스에 대한 선고를 내년 1월에 내릴 예정이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소 63개월에서 최대 78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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