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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프간 대피 작전’ 사실상 실패…일본인 1명 태우고 철수(종합)

日 ‘아프간 대피 작전’ 사실상 실패…일본인 1명 태우고 철수(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27 23:38
업데이트 2021-08-2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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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항까지 자력이동”…25~26일 아무도 도착 못해
‘버스모델’ 시도했지만 폭탄테러로 수백명 이동 중 포기
작전시한 27일 밤 외무성 직원·자위대원 아프간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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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피 작전 위해 파키스탄에 들른 日자위대 수송기
아프간 대피 작전 위해 파키스탄에 들른 日자위대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남아 있는 일본인과 현지인 협력자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파견된 일본 항공자위대의 C-130 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향해 25일(현지시간)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2021.8.27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자위대 수송기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해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과 현지 직원을 대피시키려고 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대피 희망자가 카불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수송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항을 포함한 카불 곳곳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작전 환경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자위대 수송기는 일본인 1명만 태운 채 파키스탄으로 향했고, 파견됐던 외무성 직원과 자위대원들도 아프간에서 철수했다.

500여명 대피 목표…대부분 공항 도착 못해
27일 NHK방송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대피를 희망하는 일본인 1명이 이날 카불 공항에 도착, 이날 밤 자위대 수송기를 타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향해 출발했다고 전했다.

자위대 수송기를 통해 일본인이 대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과 현지 일본대사관 및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에서 근무한 아프간인 직원과 그 가족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자위대 소속 C-2 수송기 1대와 C-130 수송기 2대, 정부 전용기 1대를 지난 23~26일 파키스탄으로 보냈다.

25일 밤부터 26일 오후까지 수송기가 두 차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아프간 카불 공항으로 향했지만, 대피 희망자가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수송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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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피 작전 위해 파견되는 日자위대 수송기
아프간 대피 작전 위해 파견되는 日자위대 수송기 일본 정부는 23일 항공자위대 소속 C-2 수송기 1대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했다. 현지 거주 일본인과 일본대사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한 아프간 직원과 그 가족을 대피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 사이타마현 이루마 공군기지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C-2 수송기 모습. 2021.8.23
EPA 연합뉴스
수송이 이뤄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대피 희망자들의 카불 공항 진입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당국은 대피 희망자들에게 공항까지 자력 이동하라고 요구한 상황이었다.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공항 주변은 줄곧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피란민 인파로 극심한 혼잡을 이뤘고, 탈레반이 삼엄한 검문까지 나서면서 공항 접근은 철수 시한이 다가올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었다.

한국처럼 버스를 이용해 대피 희망자를 카불 공항까지 이송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폭탄 테러로 인해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밤 일본인을 포함한 대피 희망자 수백명이 20대 이상의 버스에 나눠타고 카불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이동 중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이동을 포기했다.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알려진 대규모 폭탄 테러로 현지에 파견된 자위대 대원의 안전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당초 일본 정부는 대피 인원을 최대 500여명으로 잡았다. 미군 철수 시한은 오는 31일이었지만, 일본 정부의 대피 작전은 사실상 27일까지로 목표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까지 1명밖에 카불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지에 파견된 외무성 직원과 자위대원들도 아프간에서 철수했다고 NHK는 전했다.

방위성·자위대 “현지 정세 파악 못한 채 파견” 분노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일본 항공자위대 수송기.  NHK방송 캡처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일본 항공자위대 수송기.
NHK방송 캡처
방위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아프간 주재 일본) 대사관 직원들이 먼저 대피하고 외무성이 다양한 채널로 (대피 작전 성공을 위해) 탈레반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했지만 무리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수송기 파견 명령을 내린 날은 이미 각국이 대피 작전을 본격화하던 지난 23일이었다.

일본 정부의 대피 작전 논의는 이미 22일 알려졌고, 자위대원의 환송 속에서 이륙한 수송기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 와중에 탈레반 측은 한 일본 언론의 취재에 자위대 조기 철수를 요구하며 “일본인은 대피하지 말라”고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에서는 “현지 정세를 충분히 알지 못하면서 안전하다며 파견해 대원이 위험에 처했다. 정치의 판단 잘못이 분명하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방위성 간부는 “빨리 움직였으면 다른 전개도 있을 수 있던 것 아니냐”며 “지금은 대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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