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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놓고 클라이밍에 욱일기 구조물 사용”[이슈픽]

“일본, 대놓고 클라이밍에 욱일기 구조물 사용”[이슈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07 17:06
업데이트 2021-08-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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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첫 정식종목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결선 3번 욱일기 연상시키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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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2021.7.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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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이 열렸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오른 종목이다. AP연합
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이 열렸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오른 종목이다. AP연합
클라이밍 볼더링 3번 욱일기 형상화 논란. 온라인커뮤니티
클라이밍 볼더링 3번 욱일기 형상화 논란. 온라인커뮤니티
도쿄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 그 중 볼더링은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로프 없이 오르는 종목으로 디자인이 중요하다. 주최 측은 난이도가 가장 높은 3번 구조물을 욱일기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외신은 이를 ‘라이징 선(Rising Sun·욱일)’이라고 소개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 세 종목을 모두 치러 종합 성적으로 순위를 정한다. 각 종목의 순위를 곱한 점수가 가장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스피드는 15m 경사면(95도)의 인공 암벽을 빨리 올라가는 종목이고,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다양한 인공 구조물을 로프 없이 5분 이내에 오르는 종목이다. 6분 동안 15m 높이 인공 암벽을 최대한 높이 오르는 것은 리드다.

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18·스페인)가 총 28점으로 1위를 차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너새니얼 콜먼(24·미국), 동메달은 야콥 슈베르트(30·오스트리아)가 차지했다. 일본의 기대주 도모아 나라사키는 1점 차로 4위(36점)에 그쳐 메달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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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초대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은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18·스페인)에게 돌아갔다.AFP연합
올림픽 초대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은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18·스페인)에게 돌아갔다.AFP연합
김자인 선수가 공유한 욱일기 비교 게시물
김자인 선수가 공유한 욱일기 비교 게시물
로프 없이 오르는 볼더링 3번 문제은 노란 원을 중심으로 다른 홀드(손잡이)가 배열돼 욱일기를 연상시켰다. KBS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해설을 맡은 ‘암벽 여제’ 김자인 선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클라이밍 홀드 뉴스리뷰’의 게시글을 공유했다.

김자인 선수는 해설자들이 볼더링 3번 문제의 디자인을 ‘일본 국기에 대한 경의’라고 표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클라이머들을 좋아하지만 욱일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였다. 왜 굳이 그런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최 측 “이 디자인을 사랑한다”

비판이 거세지자 주최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설위원들은 이번 남자 결선 볼더링 3번 과제를 두고 욱일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이 군기 혹은 군기가 지닌 의미를 홍보할 의도가 아니었다. 우리는 이 디자인을 사랑한다”고 의혹을 키우는 해명을 내놓았다.

올림픽에서 욱일기 허용한다는 일본

욱일기는 기존 붉은 원에 태양 주위에 16갈래로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깃발이다. 일본 정부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정치적인 의도가 없으며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깃발일 뿐”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9세기 구 일본 제국의 군기였던 욱일기는 20세기 들어 일제 군사 침략 피해국인 한국, 중국 등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일본 정부는 피해국에 정당한 배상을 하고, 자국 역사에 대해 충분히 성찰하지 않았음에도 전쟁범죄를 상징하는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욱일기는 일본 해양 자위대의 군기이며, 일본 내 극우세력들이 사용하는 깃발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욱일기는 증오의 깃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와이 대학의 역사학 부교수인 해리슨 김은 일본의 행태를 두고 “현재 일본 정부는 극단적인 국수주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방관하고, 민족주의적 표현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라고 분석했다.
2차 세계대전 때 욱일기와 해상 자위대의 욱일기. AFP 자료사진
2차 세계대전 때 욱일기와 해상 자위대의 욱일기.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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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2021.7.16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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