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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격리시설 열악·과잉방역 논란에 “중대단위 휴가 검토”

군, 격리시설 열악·과잉방역 논란에 “중대단위 휴가 검토”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5-01 19:02
업데이트 2021-05-0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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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복귀 후 의무격리 장병 부실급식 논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휴가 복귀 후 의무격리 장병 부실급식 논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샤워금지 등 ‘과잉방역’과 열악한 군 내 코로나19 격리시설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가 대책 중 하나로 중대·대대 단위로 장병들을 한꺼번에 휴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1일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중대원 전체가 같이 휴가를 다녀오면 생활관 자체가 격리시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휴가를 (한 번에) 지금보다 휴가를 더 많이 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이를 조화롭게 조정하고 여건에 맞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 수도권 부대의 코로나19 관련 격리자의 저녁 급식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 페이스북 캡처
공군 수도권 부대의 코로나19 관련 격리자의 저녁 급식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 페이스북 캡처
현재 군의 경우 휴가를 다녀온 뒤 예방 차원에서 장병들을 14일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있는데, 규모가 작거나 산간 지역 등에 있는 부대의 경우 격리시설로 조성할 만한 여유 공간이나 별도 시설이 없어 과거 사용하던 노후 시설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부대에서는 화장실에 물이 안 나오고 방 곳곳에 곰팡이가 핀 열악한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는 폭로가 잇달아 제기됐다.

또 일부 부대 또는 훈련소에서는 예방적 격리 조치를 하면서 최대 열흘간 샤워를 금지하고, 화장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과잉 방역’을 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게다가 격리 중인 장병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됐다는 폭로마저 다수 나오면서 군을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이에 따라 아예 중대·대대 단위별로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보내게 되면 격리시설 부족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차관은 이와 함께 현재 일부 부대에서 시행 중인 민간시설을 임차해 격리시설로 사용하기 위한 예산을 집중하여 투입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날 일부 부대에서 샤워나 용변 보는 시간까지 제한한다는 이른바 ‘과잉 방역’ 논란에 대한 개선안도 일부 소개했다.
휴가 복귀 후 의무격리 장병 부실급식 논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휴가 복귀 후 의무격리 장병 부실급식 논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박 차관은 “강력한 방역으로 방역적 측면에서는 성과를 거뒀는데 인권 침해적 측면이 있던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며 “육군훈련소 같은 경우 샤워를 1일차에 당겨 먼저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양치도 1일차부터, 마스크도 취침 시간에는 희망자에 한해서만 착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변 문제도 타 생활관에 가서 소독 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이동식 샤워부스도 좀 더 많이 설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실 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급식 예산은 매년 꾸준히 증액되고 있지만, 현재 한 끼에 2900여원으로 신세대 장병들이 선호하는 고기 등 충분 배식하기에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예산 증액돼서 장병과 선호하는 메뉴가 많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부실급식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최근 부실급식 논란으로 비판이 쏟아지자 격리 장병 배식량을 늘리면서 부대 내 장병 배식량이 줄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배식 보급량은 그대로 둔 채 ‘조삼모사’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지난해부터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된 이후 과거보다 ‘SNS 제보’가 급증했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서는 “격리 장병 인권침해 문제 자체는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이런 문제가 과거처럼 은폐되거나 숨겨져 곪아가는 것보다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세대 장병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친구들”이라며 “군에 왔다고 휴대전화를 못쓰게 통제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소통하고 할 수 있는 여건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조성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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