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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소비 효과’에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 경기 침체

재난지원금 ‘소비 효과’에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 경기 침체

임주형 기자
임주형, 나상현 기자
입력 2020-06-30 18:04
업데이트 2020-07-01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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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늠자 ‘동행지수’ 21년 만에 최저

코로나發 충격 글로벌 금융위기 넘어서
5월 산업생산 -1.2%… 5개월째 뒷걸음질
제조업 공장 놀고 창고엔 재고 물건 수북
소비만 4.6%↑…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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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 주는 동행지표가 외환위기 충격이 계속되던 1999년 이래 2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경제활동 3축(생산·소비·분배)의 첫 번째인 생산이 5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비가 되살아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30일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5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6.5에 그쳤다. 동행지표 중 하나인 이 지수는 과거 추세를 제거하고 현재 경기의 순환만 보는 것이라 경기를 판단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호황, 이하면 불황으로 본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월 100.4였던 동행지표 순환변동치는 4개월 만에 3.9포인트나 떨어졌다. 금융위기 당시 첫 4개월 낙폭 2.3포인트(2008년 8월 100.8→12월 98.5)보다 크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제 충격 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수 낙폭을 보면 금융위기 때 정도로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을 망라한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4월보다 1.2% 감소했다. 지난 1월(-0.1%)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처럼 전월과 비교하면 기저효과로 인해 수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드물다. 생산 활력이 벼랑에서 구르듯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공업 생산이 4월과 마찬가지로 전월 대비 6.7% 감소했다.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광공업으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경우 6.9% 생산이 줄었는데, 자동차(-35.0%)와 전자부품(-24.0%) 등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제품 생산 대비 재고 비율을 나타내는 제조업 재고율은 8.6% 포인트 상승한 128.6%를 기록했다. 1998년 8월(133.2%) 이래 2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산된 물건이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서 놀고 있는 공장도 늘었다.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6%로 전월 대비 4.6% 포인트 감소했다. 2009년 1월(62.8%) 이래 가장 낮다. 전형적인 불황의 모습이다.

다행히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3.7%)와 숙박·음식점(14.4%) 등이 살아나면서 2.3% 증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비가 살아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소비는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1.7% 늘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됐다는 걸 의미한다. 단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와 최근 경제심리 개선 등이 향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0-07-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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