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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며 침 뱉어…베를린 지하철서 인종차별·성희롱

“코로나”라며 침 뱉어…베를린 지하철서 인종차별·성희롱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4-27 13:23
업데이트 2020-04-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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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 베를린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과 성희롱, 폭행 등을 당했다.

유학생 부부는 26일(현지시간) 0시 20분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 U7 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이때 같은 칸의 독일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코로나”라는 발언을 했다.

유학생 부부는 불쾌한 내색을 했지만, 한 남성은 “코로나, 해피 코로나 데이, 코로나 파티”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 부인 김모 씨에게 “섹시하다”, “결혼은 했느냐”라고 말하면서 손을 입술에 가져가며 키스하는 행동을 취한 데다 혀를 날름거리기도 했다.

이들의 인종차별 및 성희롱 행동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무리 속 한 남성은 김 씨를 여러 차례 밀치고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하면서 팔뚝과 손목을 세게 잡았다.

남편 이모 씨가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는 사이 독일인으로 추정되는 무리는 도망을 갔고, 김 씨는 이들을 쫓아갔다.

지하철 기관사는 소란이 일어난 것을 인지하고 페어베를리너플라츠역에서 지하철을 세운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다른 시민이 알려준 방향으로 쫓아가 무리 가운데 환승장에 있던 여성 2명을 붙잡았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사건 접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학생 부부는 현장에서 주독 한국대사관 긴급 영사 전화를 했고, 대사관 측이 경찰과 통화한 뒤에야 경찰은 사건 접수하기로 했다.

이 씨에 따르면 현장에서 경찰은 유학생 부부에게 사건 접수 서류를 전달했는데, 혐의에 ‘모욕’과 ‘폭력’만 들어가 있었고 ‘성희롱’은 빠져 있었다. 이 씨는 “부인의 손목과 팔뚝에 멍이 들었다”면서 “독일 정부는 이웃 나라 프랑스인에 대해 ‘코로나 차별’을 하지 말라고만 했지, 아시아인은 여전히 변두리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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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과 성희롱, 폭행 등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유학생 부부가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베를린 유학생 부부 인종차별 폭력 사건의 경찰 접수 서류. 2020.4.27  유학생 부부 측 제공
독일 수도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과 성희롱, 폭행 등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유학생 부부가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베를린 유학생 부부 인종차별 폭력 사건의 경찰 접수 서류. 2020.4.27
유학생 부부 측 제공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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