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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선별진료소 봉사… 양천구 방역 ‘특급 도우미’

끝날 때까지 선별진료소 봉사… 양천구 방역 ‘특급 도우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20-04-20 22:34
업데이트 2020-04-2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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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규 양천구의사회장

“돌봐야 할 구민들… 사명감 갖고 참여
첫 확진자 검사한 동료, 우릴 안심시켜
공공의료 감염 관리·예방교육에 초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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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규 서울 양천구의사회장이 20일 양천구 신월로에 위치한 ‘연세이비인후과의원’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진을 하며 느낀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한규 서울 양천구의사회장이 20일 양천구 신월로에 위치한 ‘연세이비인후과의원’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진을 하며 느낀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고생이라니요. 원래 저희가 돌봐야 할 환자이기도 합니다.”

20일 서울 양천구 신월로에 위치한 ‘연세이비인후과의원’에서 만난 이한규 양천구의사회장은 쑥스러운 듯 연신 손사래를 쳤다. 양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진 자원봉사를 하는 이 회장은 “코로나19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닌 위급 상황”이라며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들 대부분이 구민이기에 양천구에서 의료를 펼치는 우리들로서는 당연한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을 포함한 양천구의사회 소속 회원 15명은 지난 2월 25일부터 교대로 양천구보건소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서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 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구청에서 요청이 왔고, 상임이사진과 협의한 후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며 “회원 한 명당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야간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다.

이 회장 등은 구청 요청이 왔을 때 코로나19에 대한 무서움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었다. 코로나19의 주된 감염경로가 환자 기침으로 퍼지는 ‘비말 감염’이란 점에서 검사를 한 의사가 가장 먼저 감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개인 병원 의사이기도 한 일부 회원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하다 감염되면 개인 병원 문을 2~3주간 닫아야 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며 “그럼에도 회원들은 의사로서 지역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전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난 2월 25일 야간 진료 상황에서 양천구 첫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그날 자원봉사에 나선 박은주(박은주소아청소년과 원장) 의사가 검사했던 한 의심환자가 다음날 확진환자로 밝혀진 것이다. 이 회장은 “구에서 처음으로 확진환자가 나오자 안팎에서 누가 진료했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정작 박 선생이 씩씩한 목소리로 ‘나는 별일 없다’고 말해 안심이 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이 검사하는 주민은 하루 평균 10여명이다. 최근에는 의심환자보다 해외에 장기 체류하던 유학생이나 주민이 입국해 선별진료소를 많이 찾는다.

이 회장은 보건소 운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자치구 공공의료는 일반 진료보다 만성질환이나 감염관리 및 예방교육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구보건소에서 일반 진료를 제공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20-04-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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