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종교 법인 아닌 임의 단체…법적으로 강제 해산시킬 수 없어

신천지 종교 법인 아닌 임의 단체…법적으로 강제 해산시킬 수 없어

김헌주 기자
입력 2020-02-27 02:46
수정 2020-02-2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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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신천지 해산 청원과 책임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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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배경으로 신천지가 지목되면서 신천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정부의 감염병 예방 지침을 따르지 않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을 고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26일 법조계 등의 의견을 들어 현행법상 처벌이 가능한지 살펴봤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천지의 강제 해체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26일 오후 9시 기준 82만명 이상이 동의를 했다. 하지만 정부가 신천지를 강제 해산하기는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신천지는 정부, 지자체에 종교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다. 임의단체이다 보니 법적으로 강제 해산시킬 근거가 없다.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도 충돌한다.

신천지가 21만 2000명의 신도 명단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일부 누락됐더라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보건 당국이 단체 또는 개인에 정보 제출 요청을 하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의무 규정을 두고 있지만 처벌 조항이 따로 없어서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00명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에 따른 지원 비용, 검사 비용도 최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상권 청구 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감염을 확산하는 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신천지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31번 확진환자의 사례에서 보듯 현행법상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 해도 의사가 환자를 강제로 검사할 권한이 없다. 하지만 보건 당국 또는 지자체장이 감염병 확인을 위한 조사·진찰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강제로 조사를 받게 하는 규정은 마련돼 있다. 감염병예방법은 이러한 강제 처분을 따르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감염증을 확산시킬 의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거짓 답변을 했다면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도 성립 가능하다.

서울시가 도심 집회를 금지했는데도 이를 어기고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와 전광훈 목사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적용한 혐의 역시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다. 지자체장의 감염병 예방 조치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헌법상 집회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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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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