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가세로 커지는 ‘조국 촛불’… 정치색 논란에 학생증 검사도

입력 : ㅣ 수정 : 2019-08-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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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고대, 총학 주최로 2차 집회 예고
“MB·박근혜 등 보수정권 땐 침묵” 비판에
“정파성 떠나 정의 가치 훼손에 분노한 것”
외부세력 개입 의심에 동문 참여로 제한
20대 文 부정평가 52.7%… 6.1%P 증가
고개 숙인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에 출근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법무·검찰개혁 정책을 발표했고, 국회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새달 2~3일 열기로 합의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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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 숙인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에 출근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법무·검찰개혁 정책을 발표했고, 국회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새달 2~3일 열기로 합의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을 묻는 대학가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생 집회를 “보수 야당의 주장에 경도된 정파적 집회”라고 비판하지만, 학생들은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던 조국 후보자에게서 느끼는 청년들의 허탈감은 정치 성향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3일 열린 집회의 핵심 가치를 유지해 앞으로 집회 진행을 총학생회가 이어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생들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뜻을 모아 지난 23일 서울 안암 캠퍼스에서 집회를 열고 학부 과정을 졸업한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직장이었던 서울대의 총학생회도 장관 후보자 사퇴를 공식 요구하며 28일 집회를 열기로 했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딸의) 장학금이나 논문 문제를 둘러싼 학내 여론을 봤을 때 총학생회의 이름을 걸고 나서는 게 낫겠다고 봤다”면서 “사퇴를 요구할지, 해명을 요구할지에 대한 의견은 집행부 안에서도 갈렸지만, 법무부 장관 자질이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말했다.

딸 조씨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재학 중인 부산대에서도 일부 재학생이 ‘촛불집회추진위’를 구성해 28일 오후 6시 부산캠퍼스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향후 대응을 묻기 위해 학생 총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집회의 성격을 의심하거나 의미를 깎아내리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진보적 발언이나 활동을 해 온 인사들이 집회 참여자를 비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변상욱 YTN 앵커는 지난 24일 광화문 집회에서 조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을 ‘수꼴’(수구 꼴통)이라고 비난했다가 역풍이 불자 사과했다.

대학생들은 집회를 폄훼하는 시각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도 총학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는 가만 있다가 왜 조 후보자의 ‘사소한’ 문제만 지적하느냐’는 비판에 대해 “저와 부총학생회장 등은 최순실의 ‘태블릿PC’ 사건이 터졌을 때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갔다”면서 “이번 집회는 정파성을 떠나 정의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에 분노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9~23일 조사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을 보면 20대 응답자의 문 대통령 부정평가 비율은 52.7%로 한 주 전 조사(46.6%)보다 6.1% 포인트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측이 색안경을 끼고 대학생 집회를 보자 주최 측은 학생증 검사 등을 통해 집회 참여자를 동문으로만 엄격하게 제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대해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제기하고 있는 평등과 공정성 문제는 좌파·진보적 가치”라면서 “소위 진보를 자처해 온 이들이 학생들을 비판하는 것은 정치공학적 사고에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진보를 과잉 대표하던 386 운동권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기득권화된 것에 대한 자기 반성 없이 스스로 옳다고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9-08-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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