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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상어 씨를 말릴 수 있는…사진, 야생 사자 지킬 수 있는

사람, 상어 씨를 말릴 수 있는…사진, 야생 사자 지킬 수 있는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7-24 17:06
업데이트 2019-07-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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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린 상어의 모습.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사람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린 상어의 모습.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플라스틱 사용 증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 대기와 수질, 토양 오염 증가로 인해 많은 생물종이 급격하게 사라지고 사람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잡으면서 생태계 전체가 교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질학자를 포함한 과학자들 사이에서 현대사회를 ‘인류세’(人類世)로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사람의 활동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느냐에 따라 전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잇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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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다에 사는 상어의 서식지가 사람들의 원양어업 선단이 움직이는 동선과 25~70% 가까이 겹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따뜻한 바다에 사는 상어의 서식지가 사람들의 원양어업 선단이 움직이는 동선과 25~70% 가까이 겹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상어 출몰 지역이 점점 확대돼 여름철 바닷가를 찾는 휴양객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바다의 최고 포식자 ‘상어’도 사람 때문에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포르투대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왕립해양생물협회를 주축으로 전 세계 109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온대 및 열대해역에 살고 있는 원양 상어의 서식지가 원양어장과 절반 가까이 겹쳐 상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상어 23종 1681마리에 인공위성 송신기를 달고, 원양어선 선박에 장착된 충돌방지시스템과 위치추적장치를 활용해 1달 동안 활동반경을 교차분석했다. 그 결과 환도상어와 원양어선의 활동반경은 24%, 백상아리나 비악상어 등의 경우 64% 정도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특히 상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먼바다에서 낚시에 미끼를 달아 표층이나 심층에 드리워 어획하는 연승(longline)어업 선단들이다.

데이비드 심스 영국 사우샘프턴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상어도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고래와 같이 적극 보호되고 있지 않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가까운 미래에는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라며 “상어 활동 지역을 광범위하게 국제 보호구역으로 설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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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파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 의외로 야생동물들의 생태 환경과 분포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 생태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아프리카 사파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 의외로 야생동물들의 생태 환경과 분포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 생태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반면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야생동물의 개체수와 활동 범위를 손쉽게 파악해 생태계 보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보츠와나 포식자보호기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호주 뉴캐슬대,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대 공동연구팀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보츠와나 오카방고델타 지역을 찾은 26개 관광단의 관람객들이 찍은 2만 5000여장의 사진을 분석해 야생동물의 활동반경, 개체수, 주 거주지 등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3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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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파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 의외로 야생동물들의 생태 환경과 분포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 생태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아프리카 사파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 의외로 야생동물들의 생태 환경과 분포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 생태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연구팀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오카방고델타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의 카메라에 사진을 찍은 시간과 장소가 기록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제공받아 이 지역에 사는 대표적인 5대 포식자(사자, 표범, 치타, 점박이하이에나, 들개)의 종별 밀도와 개별 동물들의 활동 범위를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해 그동안 파악되지 못했던 생태 조건과 환경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카심 라피크 리버풀 존 무어스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일종의 시민 참여 과학으로 관광사진을 활용한 최초의 생태연구”라면서 “향후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시킨다면 개별 동물의 생태 환경까지 정확하게 분석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9-07-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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