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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팔짱, 외교 결례?…보수 유튜브 채널, 근거 없는 조롱 ‘망신살’

김정숙 여사 팔짱, 외교 결례?…보수 유튜브 채널, 근거 없는 조롱 ‘망신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7-01 22:10
업데이트 2019-07-0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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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일본 교토의 사찰 도후쿠지를 방문한 주요 20개국(G20) 정상 배우자들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외교적 결례를 범해 제지당했다고 주장한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신의한수’ 유튜브
지난 28일 일본 교토의 사찰 도후쿠지를 방문한 주요 20개국(G20) 정상 배우자들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외교적 결례를 범해 제지당했다고 주장한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신의한수’ 유튜브
앞뒤 맥락 자른 영상 3초로 “망신당했다” 주장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배우자 행사에서 망신을 당했다는 보수 유튜브 채널이 논란이다.

약 3초 동안의 장면을 통해 김정숙 여사가 외교적 결례를 범하다 제지당했다는 주장인데 원본 영상을 보면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29일 ‘김정숙 촐싹대다 개망신? 이상한 행동!’라는 영상을 통해 김정숙 여사가 일본 오사카에서 지난달 28~29일 열린 G20 정상회의 중 정상 배우자 행사에서 외교적 결례를 범해 제지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8일 김정숙 여사는 G20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교토의 유명한 사찰 도후쿠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상 중 ‘신의한수’는 다른 정상 배우자들과 어울리던 김정숙 여사의 특정 순간을 약 3초간 편집해 주목했다.

해당 장면을 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팔짱을 끼고 있던 김정숙 여사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 줄리아나 아와다 여사에 의해 제지당해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를 두고 ‘신의한수’ 측은 서구권에서 동성끼리 팔짱을 끼는 것은 연인들끼리 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영부인의 팔짱을 ‘제멋대로’ 낀 것은 외교 결례라고 주장했다. 해당 장면은 이 결례를 목격한 아르헨티나 영부인이 김정숙 여사를 제지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채널은 3초간의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김정숙 여사가 패싱(passing·무시)은 물론 푸싱(pushing·밀침)을 당했다”고 조롱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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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줄리아나 아와다(왼쪽 세번째) 아르헨티나 영부인에게 제지당했다고 주장하며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가 짜깁기한 영상의 원본에서는 두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JTBC
김정숙 여사가 줄리아나 아와다(왼쪽 세번째) 아르헨티나 영부인에게 제지당했다고 주장하며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가 짜깁기한 영상의 원본에서는 두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JTBC
일단 ‘신의한수’ 측이 편집한 3초짜리 영상 속 장면의 앞뒤 상황을 원본 영상으로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영부인은 김정숙 여사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프랑스 영부인 등 나란히 함께 서 있던 영부인들을 한 사람씩 가리키며 뭔가 이야기를 건넨다.

게다가 김정숙 여사와 눈을 마주치면서 함께 환하게 웃기도 한다.

여성끼리 팔짱을 끼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팔짱을 끼는 당사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지만, 문화적으로 동성끼리 팔짱을 끼는 행위가 무조건 결례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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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전 (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 모나리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0.15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전 (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 모나리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0.15
연합뉴스
단적으로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프랑스 영부인이 먼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었다.

또 ‘신의한수’가 팔짱을 낀 김정숙 여사를 제지했다고 주장한 아르헨티나 영부인은 지난해 11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프랑스 영부인을 맞이하며 팔짱을 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줄리아나 아와다(왼쪽) 아르헨티나 영부인이 지난해 11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 영부인을 맞이하며 팔짱을 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줄리아나 아와다 인스타그램
줄리아나 아와다(왼쪽) 아르헨티나 영부인이 지난해 11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 영부인을 맞이하며 팔짱을 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줄리아나 아와다 인스타그램
‘신의한수’가 주장한 ‘김정숙 여사의 외교 결례설’은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먼저 제기됐다.

결국 ‘신의한수’는 원본 영상 중 극히 일부 장면만을 편집해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주장으로 김정숙 여사를 조롱하고 깎아내린 것이 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영상을 올린 지 이틀 만인 1일 오후 10시 현재 조회 수 51만 이상을 기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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