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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이 공룡의 후손이라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이 공룡의 후손이라고?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1-30 17:44
업데이트 2019-01-3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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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로 알아본 공룡 진화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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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깃털공룡은 육상 공룡이 조류로 변하는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깃털공룡인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의 모습. 안키오르니스는 이빨이 있는 부리를 가진 닭 크기의 육식 공룡이었다. 사이언스·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과학자들은 깃털공룡은 육상 공룡이 조류로 변하는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깃털공룡인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의 모습. 안키오르니스는 이빨이 있는 부리를 가진 닭 크기의 육식 공룡이었다. 사이언스·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공룡은 중생대 말 지구에 운석들이 떨어져 그 영향으로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공룡들은 완전히 멸종한 걸까요.

과학자들은 지금도 주변에서 공룡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는 물론 닭이나 까치 같은 새들이 다름 아닌 공룡이라는 것입니다. 중생대 말 대부분의 공룡은 사라졌지만 그중 한 갈래가 살아남아 현재 1만종이 넘는 조류로 진화했다는 것이지요.

새가 공룡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증거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생 조류의 조상인 초기 공룡들은 두 발로 걸어다녔고 날개로 진화할 수 있었던 긴 앞발, 뼈 속의 공기 주머니, 파충류보다는 현생 조류의 알과 비슷한 공룡알, 중온동물, 깃털로 둘러싸인 몸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중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깃털입니다.

현생 조류의 조상인 초기 공룡들도 새들처럼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깃털들은 비행 목적이 아닌 보온이나 배우자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돼 왔었습니다. 또 공룡들이 어떻게 날 수 있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과학원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산둥성 린이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 자연사박물관, 유전자 분석전문 기업 앰비오팜 공동연구팀은 현재 살고 있는 조류와 여러 파충류의 유전체, 7500만~1억 6000만년 전에 살았던 깃털공룡들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공룡의 깃털을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벼워지고 신축성을 갖도록 진화해 날 수 있게 됐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월 28일자에 실렸습니다.

모든 척추동물들은 ‘케라틴’ 단백질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털·피부·손발톱을 만드는 알파케라틴이 있고, 파충류·양서류·조류에게는 베타케라틴이 발톱과 부리·깃털을 형성합니다. 과학자들은 현생 조류와 파충류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현생 조류들은 알파케라틴을 거의 상실했으며 베타케라틴이 더욱 많아지면서 탄력 있고 가벼운 깃털을 갖게 됐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 연구팀은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라는 1억 6000만년 전에 살았던 닭 크기 깃털공룡의 깃털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그 이전에 살았던 깃털공룡들보다 베타케라틴 단백질의 양이 상당히 늘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1억 3000만년 전에 살았던 ‘슈부이아 데세르티’라는 깃털공룡의 유전체도 분석했는데 안키오르니스보다 알파케라틴은 더 줄고 베타케라틴의 양은 늘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전히 날지는 못하고 날갯짓을 하며 뛰어다니는 수준이었지만 현생 조류 중 날지 못하는 새에 가까워졌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진화생물학자들은 깃털공룡의 형태뿐만 아니라 유전적 변화가 날지 못하는 공룡을 날 수 있도록 진화시켜 다양한 새로 진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생대 말 공룡이 모두 멸종했다면 지금 우리는 치킨의 맛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설 명절,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 아이들에게 이런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면 똑똑한 삼촌, 이모, 고모로 보이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공룡 이야기이니까요. edmondy@seoul.co.kr
2019-01-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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