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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김혁철’ 새 협상라인 가동…“지난주 워싱턴 첫 실무회담”

‘비건-김혁철’ 새 협상라인 가동…“지난주 워싱턴 첫 실무회담”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25 10:27
업데이트 2019-01-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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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주도할 듯…라인업 재편 속 北최선희 역할도 관심 통전부-외무성 라인간 ‘파워 게임’설도

미국 측이 지난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DC 방문기간 이뤄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새롭게 지명된’ 북측 카운터파트 간 만남을 첫 ‘실무회담’으로 규정했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와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간 전날 협의 사실을 전하면서 양측이 공유한 최근 북한 관련 진행 상황의 대표 사례로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이뤄진 북미간 실무차원의 회담(U.S.-DPRK working-level meeting)’을 꼽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2일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김영철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추가 진전이 이뤄졌다”며 언급한 ‘비건 특별대표와 새롭게 지명된 카운터파트의 만남’을 공식적으로 ‘북미간 실무협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북측이 새롭게 소개한 카운터파트는 주 스페인 북한 대사 등을 지낸 김혁철로 알려졌다. 국무부의 이 같은 언급은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등에 대한 세부조율을 위한 ‘비건-김혁철 라인’이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무부는 두 사람의 상견례를 겸한 이 실무협상에 대해 “생산적이고 성과 지향적(productive, results-oriented)”이었다며 일단 ‘순조로운 출발’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비건 특별대표와 북측의 새 카운터파트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사항 성사를 위한 복잡한 의제 중 일부를 논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백악관 면담→폼페이오 장관과의 늦은 오찬을 겸한 추가 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지난 18일 저녁 비건 특별대표의 19∼22일 스웨덴행을 공지하면서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고위급 접촉이 끝난 뒤 “양측은 ‘생산적인 실무차원의 첫 회담’(a productive first meeting at the working level)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무부가 비건 특별대표와 새 북측 카운터 파간 실무협상 채널 가동을 공식화함에 따라 ‘비건-김혁철 라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양 정상 간 ‘친서소통’과 고위급 회담 등을 토대로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간 주고받기를 세부 조율할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양대 축이 될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이는 ‘비건-최선희 라인’으로 예상됐던 북미간 실무협상 채널의 북측 라인업 변화, 즉 최선희에서 김혁철로의 교체를 의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 전 대사의 과거 군축업무 경력을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김혁철은 2014년 1월부터 스페인 주재 초대 대사로 활동하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2017년 추방된 인물로 알려진 가운데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하며 군축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측은 세부 비핵화 협상 국면이 본격화될 때 핵과 미사일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거로 알려진 노동당 군수공업부 출신 등 핵 관련 인사들의 참여 여부가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 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라고 여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김혁철의 군축업무 관련 이력이 주목을 받는 흐름이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이 지난 19∼22일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합숙 담판’을 벌이고 일단 헤어지면서 이어질 후속 협상도 두 사람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었다.

비건 특별대표와 최 부상의 만남은 지난해 8월 비건 특별대표가 임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해 10월 4차 방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옆에 있던 비건 특별대표를 가리키며 “나는 스티브의 카운터파트가 최선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최 부상을 비건 특별대표의 협상 상대로 적시했다. 당시 비건 특별대표도 “내 카운터파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며 조속한 만남 의지를 피력한 바 있으나 그 뒤로 만남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미국 측도 최 부상을 비건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여겨온 상황이라 북측의 새 카운터파트 소개에 처음에는 그 배경을 놓고 “미스터리”라며 궁금증이 증폭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는 김 전 대사가 비건 특별대표의 새 협상상대로 알려진 것과 관련, 김 부위원장으로 대변되는 통전부 라인과 리용호 외무상이 이끄는 외무성 라인간 ‘파워 게임’과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 부상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북미 협상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일단 미국 측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새 카운터파트의 만남을 실무협상으로 공식 규정한 만큼 향후 후속 논의는 두 사람 주도로 이뤄질 것으로 일단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후속 협상이 재개돼야 하는 상황이니만큼 윤곽이 드러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희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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