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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 어두운 낯빛보고 신고…극단선택 일가족 살린 마트주인

단골손님 어두운 낯빛보고 신고…극단선택 일가족 살린 마트주인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1-15 11:33
업데이트 2019-01-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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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주인 “내 신고보다 어려움 겪는 일가족에 관심 가졌으면”

60대 마트 주인이 시의적절한 신고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단골손님 일가족을 살렸다.

15일 경기 부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부천시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61·남)씨는 전날 오후 9시께 마트를 찾은 단골손님 B(45·남)씨와 C(51·여)씨 부부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평소보다 낯빛이 어두운 데다 손님들이 잘 찾지 않는 번개탄 4장 등을 계산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A씨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 “뭐 좋은 일 있어요?”라고 B씨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B씨는 “캠핑갑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마트를 나섰다.

불길한 생각을 떨치지 못한 A씨는 부인과 상의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마트 포인트 적립을 위해 컴퓨터에 저장해 둔 B씨 부부의 집 주소를 경찰에 알려줬다.

B씨 부부의 집에 출동한 경찰과 119 구조대는 집 내부에서 쓰러져 있는 B씨 부부와 딸 D(9)양 등 일가족 3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내부의 여러 정황으로 볼때 이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과거 폐수처리업체에서 일하다 경영악화로 문을 닫자 퇴사한 뒤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는 이 마트를 6개월 전부터 자주 이용했으며 가끔 나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며 “얼마 전에는 ‘살기 힘들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우리나라는 도움 주는 곳이 없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의 개인사는 잘 모르지만, 딸을 애지중지 키우며 열심히 살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며 “내가 한 신고보다는 이 가족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 나도 도울 게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A씨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B씨 가족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것”이라며 A씨의 신속한 신고를 높이 평가하면서 감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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