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서훈 ‘북미회담 오작교’
北 리선권, 판문점 채널 재가동
김영철, 평창 방문 등 대화 주도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주연만큼 바쁘게 움직인 빛나는 조연들이 있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대표적인 5인방으로 꼽힌다.
▲ 남북정상회담 만든 사람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남북 수행원들이 27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김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뒷줄 왼쪽부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의 새해 신년사 이후 시작된 남북관계 ‘속도전’에는 북측 핵심 인사들의 활약도 컸다.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1월 3일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판문점 남북 간 연락채널 재가동을 발표하며 남북 대화의 시동을 걸었다. 리 위원장은 이어 같은 달 9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수석대표로 참가해 북측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예술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파견에 합의했다.
2월 9일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 제1부부장은 핵심 키 역할을 맡았다. 그는 방남 기간 문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남북 정상회담 제의를 전달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것은 물론 서 원장, 조 장관 등 남측 핵심 인사들과 긴밀히 접촉하기도 했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 조평통 위원장은 2월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계기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서 원장과 함께 남북 정보수장 라인을 형성해 이후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이르는 현 한반도 정세를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격인 김창선 서기실장(국무위원회 부장)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 단장으로 참석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세부 일정을 살폈다. 그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현장에서도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의 동선과 의전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