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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갯속’ 어슴푸레 첫 일출 …시민들 “나라가 평화롭기를”

서울 ‘안갯속’ 어슴푸레 첫 일출 …시민들 “나라가 평화롭기를”

입력 2017-01-01 10:43
업데이트 2017-01-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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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해맞이 인파로 북적…“시국·나라 안녕하고 가족 행복했으면”

“날이 흐려 새해 첫 일출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네요. 그래도 밝고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1일 오전 7시47분 서울 남산 팔각광장. 날이 밝아오면서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스러졌다. 그러나 짙은 안개 탓에 해는 결국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2017년 새해 첫날 첫 일출을 보려던 시민들은 구름 낀 하늘 아래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희망찬 한 해를 기원하는 마음은 다들 같았다.

서울 한복판인 남산 팔각광장에는 새벽부터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하려는 가족, 친구, 연인들로 북적거렸다.

등산로에는 팔각광장으로 올라가는 시민들이 줄을 지었다. 대부분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장갑, 목도리 등으로 무장했다.

남산 케이블카는 해맞이 관람객들을 위해 평소보다 4시간 이른 오전 6시부터 운행됐다.

중구청이 마련한 새해 소망 기원문 작성 코너에는 시민들의 새해 바람을 담은 종이 수천장이 바람에 나부꼈다. 해돋이 관람객들은 일출 시각에 맞춰 새해를 반가이 맞이하는 큰 함성도 다 함께 질렀다.

‘닭의 해’가 다가온 만큼 한국육계협회, 대한양계협회 등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에게 닭게장을 나눠줬고, 닭 의상을 입은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출 30여분 전이 되자 팔각광장과 남산타워 테라스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일출 시각에 해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오전 8시가 넘어 해가 살짝 자태를 드러내면서 조금 가셨다.

두 아이와 남편과 함께 강동구에서 왔다는 조명주(41·여)씨는 “올 한해 남편이 건강하고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한다”며 “가족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새해 첫 일출을 보러 온다는 문재영(64·여)씨 자매는 “해가 안 떠 아쉽지만 건강하고 무탈하게 한 해를 잘 보냈으면 한다”며 “대한민국도 시끄럽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광진구 아차산에서도 많은 시민이 산 곳곳에 모여 2017년 첫해를 맞이했다.

일출 시각 1시간 전부터 산을 오르는 가족, 연인과 친지 모임으로 등산로마다 사람이 가득했다. 한 시민은 “사람이 뿜어내는 열기가 역시 뜨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지난해 쌓인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밝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거나 서로 덕담을 건네며 해가 뜨길 기다렸다.

구청에서 준비한 ‘느린 우체통’에 ‘6개월 뒤 나’에게 엽서를 적어서 넣는 시민도 있었다.

일출 시각이 가까워지자 아차산 해맞이광장에선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시민들이 크게 함성을 내지르며 새해 첫해를 반겼다.

아쉽게도 동그란 해가 뜨진 않고 안갯속에서 어슴푸레 새해 첫 아침이 밝아지기만 했지만, 시민들은 그래도 좋다며 상쾌한 표정이었다.

작년을 보내고 올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어떠냐고 물으면 시민들은 하나같이 개인이나 가족의 안녕보다 ‘시국’과 ‘나라’를 먼저 얘기했다.

아내와 함께 일출을 보러 온 김동욱(65)씨는 “우리 집이든 나라든 올해는 평화로웠으면 한다”면서 “개인적으론 건강이 좀 안 좋은데 얼른 낫길 바라고, 일본에 혼자 있는 아들도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광진구에서 온 강모(67)씨는 “올해는 우리나라가 그저 조용하기만 했으면 좋겠다”면서 “전 국민이 모두 뜻을 이뤘으면 하고, 특히 우리 아이들이 결혼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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