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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 없는 외국 체크카드로 10억 불법인출

잔고 없는 외국 체크카드로 10억 불법인출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10-31 23:06
업데이트 2016-11-0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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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종수법 ‘카이팅’ 수사 확대

잔고가 부족한 외국 은행 체크카드를 이용해 국내 은행에서 약 10억원을 빼낸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카이팅’(kiting)이라고 불리는 신종 수법으로 시중은행의 돈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유모(4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지방의 외딴 논밭에 지방특산물 판매점이나 주유소 등을 세운 것처럼 허위로 신고하고, 이를 통해 353차례에 거쳐 총 9억 6000만원어치의 가짜 체크카드 매출 전표를 발행했다. 여기에 이용한 체크카드는 총 20장으로 2015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과 뉴질랜드 등 외국 은행 6곳에 개설한 예금계좌를 바탕으로 발급받았다. 이들은 이후 체크카드 단말기와 연동시킨 국내 은행 3곳에 매출전표를 접수시키고 9억 6000만원을 모두 찾았다.

우리나라는 소비자가 체크카드를 긁으면 즉시 소비자의 예금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체크카드 가맹점이 매출전표를 접수하고 돈을 찾을 때까지 은행이 돈을 동결시킨다. 또 예금잔고가 부족하면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외국 계좌는 예금 계좌 잔액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해도, 가맹점 주인이 5~7일간 매출전표를 접수하지 않으면 동결을 풀어준다. 소비자가 다시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국내 은행은 외국 은행의 예금 잔고를 확인할 수 없어 승인받은 매출전표를 기준으로 가맹점에 돈을 지급한 후 외국 은행에 나중에 청구한다. 유씨 등은 이런 점들을 악용했다.

경찰은 “시중은행에서 외국 체크카드를 이용한 불법 거래 의혹을 제보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다른 은행 2곳도 같은 피해를 당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11-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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